[원주] "장맛비 한 번에.." 생태하천 누더기

유주성 기자 입력 2024-07-23 14:56:30 수정 2024-07-23 15:02:05 조회수 590

(앵커)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강원도 원주 단계천이
지난주 내린 장맛비에 잔디와 토사가 
쓸려내려가고, 시설물이 부서졌습니다.

평년 수준의 장맛비에도 
큰 피해를 입을 걸 보면 애초 설계부터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원주문화방송 유주성 기자입니다.

(기자)
작년 11월 생태하천으로 복원된 
원주 단계천입니다.

지난주 내린 장맛비에 잔디가 깔려있던 
산책길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폭격이라도 맞은 듯, 잔디 한 가운데가 
텅 빈 곳도 눈에 띕니다.

산책로를 받치고 있던 토사도 쓸려 내려가 
언제 무너질지 모를 정도로 위태로워 보입니다.

"토사 유출이 가장 심각한 곳입니다. 
깊은 곳은 성인 남성 허리까지 모래가 파였습니다."

잔디와 토사, 각종 구조물이 장맛비에
떠내려가면서 생태하천 복원 공사가 끝난지 
1년도 되지 않은 단계천은 누더기가 됐습니다.

* 고영환/원주시 우산동
"거기 많이 파여가지고 사람이 다니면 다니다가 무너져가지고 다칠까 봐 겁나. 
거기 많이 파였어요. 힘이 없어가지고 금방 주저앉는다고."

단계천 수위가 가장 높았던 지난 18일,
장맛비 98mm에 주민들은 범람 위기를 
걱정해야 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애초 생태하천의 설계와 
시공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이차복 상임대표/원주녹색연합 
"그냥 평년도 수준의 장맛비인데도 불구하고 
저렇게 거의 다 훼손이 됐다는 거는 
우리 원주 단계천에 우기에 예상되는 유속과 유량에 
전혀 맞추지 않은 설계가 부적절했다."

장마철 비가 집중되는 한국의 기후를 고려하면,
수량이 평소에 10~20배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걸 계산해 설계하고, 
적절한 공법을 활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겁니다.

생태하천 개방 초기부터 지적된
생활 오수 유입, 녹조, 악취 문제 등으로
이미 많은 민원이 제기된 상황.

환경단체들은 총체적 부실의 원인을 찾으려
설계와 시공에 관한 정보공개를 요구했지만,

공사·관리 주체인 한국환경공단과
곧 관리 권한을 넘겨 받을 예정인 원주시는
국가 안보 이익을 이유로 거부했습니다.

* 이승현/생태 학교 지구 공동의집
"정보공개 청구를 했는데 비공개 사유가 국방 등 
국익의 침해라고 답변한 것에 대해서는 
저는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환경공단측은 
"예상을 뛰어넘은 강수량이 원인이라며 
식재를 줄이고 시멘트 등으로 안전성을 높이는 
보강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원주시도 공단측에 지속적인 보수·보강 공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유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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