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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기다리다 사망까지" 무형문화유산 관리 부실

서일영 기자 입력 2024-08-16 13:26:46 수정 2024-08-17 18:58:05 조회수 158

(앵커)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강술래', '해녀문화' 처럼
한국의 귀중한 무형문화유산들은
사람에서 사람으로 세대를 거쳐 
전승돼왔습니다. 

높은 보존가치 만큼 체계적으로 
관리되어야 하지만, 무형유산 보유자들
사이에선 '죽어도 잘 모른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찌된 일인지 서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국악을 배운
'능주씻김굿'의 국내 유일한 보유자 61살 조웅석씨.

7대째 이어온 옛 무속장단을 
지금도 그대로 펼쳐내는 조 씨의 공연은
호남 씻김굿의 진수로 평가받습니다.

현재 전라남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기다리고 있는데 표정이 밝지만은 않습니다.

신청 1년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인데다 
앞서 그의 어머니도 서류심사에만 6년을 보내다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 조웅석 / 화순 능주씻김굿 보유자 
"군에서는 올린다 올린다 얘기를 했었고, 
이제 도에서도 안 올라왔다
그런 이제 의사를 제가 전달받았고
그런 과정에서 어떤 행정적인 절차가..."

'마을 농악의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곡성의 죽동농악.

유일한 보유자 77살 박대업씨는 
도 무형문화재 지정을 받고 나서도
지자체의 무관심은 여전하다고 말합니다.

사람에서 사람으로만 이어지는
무형유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

전국 곳곳에 지어진 전수교육관에서는 
이처럼 보유자와 제자들이 
무형유산의 보전과 전승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라남도가 아닌 
교육지원청 차원에서 운영하다보니
전승 프로그램은 전승보다는
단순한 체험학습 수준에 그치고 있고,

관련 예산도 지난 4년 동안 계속 줄어들다
올해는 아예 사라졌습니다.

* 신숙자 / 곡성 죽동농악 이수자
"전라북도 같은 경우는 도에서 전승학교를 운영하거든요..
학교에서는 농악이나 국악 이거면 돼요. 
꼭 우리 곡성 죽동이나 지역의 문화유산만이 아니고.."

이렇다보니 '예향' 이미지를 표방해온 
전라남도의 무형유산 지정수는 
지난 1999년까지 전국 3위였지만, 
이후 신규 지정 비율은 
최근 12위까지 하락했습니다.

'무형유산법'은 
무형유산의 보전에 필요한 사항을 지자체가 
반드시 조례로 정하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전라남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관련 조례도 없습니다.

때문에 '문화유산과' 같은 
문화유산 담당 독립부서와 무형유산 전담자도 없어 
예견된 문제였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 송기태/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조례를 제정함과 동시에 전라남도청에서는 
무형 유산과, 문화유산과 등을 정비를 하고요. 
별도의 무형유산을 활용할 수 있거나 
또는 기획하는 센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라남도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미제정된
무형유산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관련 조례를 일제 정비하겠다며 
뒤늦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서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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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일영
서일영 10seo@mokpombc.co.kr

목포 경찰, 검찰, 교도소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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