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외부자본 의존‥ 소득 역외유출 '심각'

송원일 기자 입력 2024-08-22 14:54:25 수정 2024-08-22 15:13:38 조회수 224

(앵커)
제주의 대규모 관광개발은 
2010년대 이전에는 국내자본이, 
그 이후에는 중국자본이 주도했는데요.

대규모 관광개발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측면도 있지만, 
지나치게 외부 자본에 의존한 결과 
제주경제 전반에 
심각한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제주문화방송 송원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관이 빼어난 서귀포시 바닷가에 
조성된 삼매봉밸리 유원지.

11만㎡ 부지에 
온천과 호텔, 콘도를 개발했습니다.

총 사업비는 3천362억 원으로 
중국자본이 투자했습니다.

2010년대 이전에는 국내자본이 
대규모 관광개발을 주도했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는 
중국자본 투자가 빠르게 늘었습니다.

대규모 관광개발사업장 38곳 가운데 
중국자본이 투자한 사업장은 모두 10곳.

전체 사업 부지 3천198만㎡ 가운데 
중국자본이 개발하는 면적은 
28%인 895만㎡.

전체 사업비 17조 2천700억 원 가운데 
중국자본 투자 규모는 7조 500억 원으로 
41%를 차지합니다.

중국자본이 유입되면서 
제주로 들어오는 외국인 직접투자도 
급증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천 만 달러를 밑돌다 
2013년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2014년 5억 5천400만 달러, 
우리 돈 7천40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2016년과 17년에는 9억 달러, 
우리 돈 1조 2천억 원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뒤 
2020년까지 3억 달러 선을 유지했습니다.

2013년부터 8년 동안 43억 5천700만 달러, 
우리 돈 5조 8천억 원 넘는 자금이 
제주로 몰렸습니다.

제주지역 땅값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지가지수 분석 결과 
전국 평균과 비슷하게 유지되던 
제주의 지가지수는 
외국인 투자가 급증한 2014년부터 
차이가 벌어졌습니다.

2018년에 격차가 최대로 커졌고 
제주의 부동산 시장은 
심각한 과열 현상을 보였습니다.

가파른 지가 상승은 
주택 가격과 임대료 급등으로 이어져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서민경제에 어려움을 가중시켰습니다.

* 양영준 제주대 부동산관리학과 교수 
"토지의 가격이 비싸다는 것은 지역주민에 대한 임대료라든지 
상가에 대한 임대료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부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고 볼 수 있죠."

더 심각한 문제는 
제주에서 발생한 소득이 
다른 지역으로 급격하게 빠져나간 것입니다.

지역의 소득이 외부로 유출되는 정도를 
가늠하는 통계항목을 분석한 결과, 

국제자유도시 개발이 본격 추진된 
2002년 이전에는 다른 지역에서 
소득이 유입됐으나 
2003년 천389억 원을 시작으로 
계속 소득이 유출됐습니다.

2009년에는 처음으로 5천억 원을 넘었고 
2016년에는 사상 최대인 
5천813억 원이 유촐되는 등 
20년 동안 3조 9천억 원의 소득이 
제주 밖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외부 자본을 유치해 
대규모 개발을 추진한 결과 
개발이익이 제주도 안에서 재투자되지 않고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면서 
지역경제 발전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습니다.

* 고태호 제주연구원 정책연구실장
"(개발 사업에 따른) 소득이 다시 지역 내에 다시 투자가 되거나 
어떤 특정 사업에 대해서. 또 그 투자액이 다시 소비가 되는 것이죠. 
이렇게 선순환이 계속 일어나는데 이게 한번에 (다른 지역으로) 
빠져나가 버리면 그 효과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죠."

"과거 제주가 가난했던 시절에는 
외부자본을 유치해 개발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50년 넘게 외부자본에 의존하는 
대규모 개발 정책이 지속된 결과 
심각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재검토와 새로운 대안 모색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MBC뉴스 송원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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