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최대 곶감 생산지 상주에서,
막바지 감 수확이 한창입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감 생산량이 2배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하지만 더운 날씨 탓에 크기가 작은 감이 많아
'풍요 속 빈곤'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안동문화방송 김경철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푸른 잎사귀 사이로
어린아이 주먹만 한 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둥글게 생긴 감이라는 뜻의
곶감용 감, '둥시'입니다.
보통 10월 말이면 둥시 수확이 거의 끝나야
하는데, 올해는 상황이 다릅니다.
장대까지 동원해 감을 따고 또 따도
아직 수확하지 못 한 감이 수두룩합니다.
감이 지난해보다 2배가량 많이 달렸기
때문인데, 농민들은 마냥 좋지만은 않습니다.
* 이미정 / 곶감 농가
"감이 크고 많이 달리면 좋은데, 지금 많이는
달렸는데 작기 때문에 만져도 재미가 없어요."
수확시기가 됐는데도 감이 다 자라지 못 했기 때문인데,
더운 날씨 탓입니다.
이 때문에 올해는 곶감용으로 가장 선호되는
2번 크기 대신, 이보다 작은 3번과 4번 크기
감이 특히 많이 생산됐습니다.
* 임효현 / 상주농협 경제상무
"너무 많은 물량이 들어오니까, 우리 같은 경우
하루에 경매하는 물량이 1만 3천 개에서
1만 5천 개 사이인데, 3만 개 넘어
들어왔습니다, 많이 들어올 때는. 그래서
줄 서서 대기하는 게 기본적으로 24시간..."
감 가격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상주농협에 출하된 곶감용 감은
약 13만 5천 상자, 평균 가격은 4만 6천 원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현재까지 약 20만 상자가 출하됐고,
감 평균 가격은 2만 3천 원으로 급락했습니다.
더운 가을 날씨는 다 자란 감 뿐만 아니라
건조 중인 감에도 악영향을 줍니다.
말리려고 널어둔 감이 물러지면서
바닥으로 떨어져 상품성을 잃기 때문입니다.
* 김경남 / 곶감 농가
"날씨가 한 자릿수로 내려가야 하는데 지금 두 자릿수로
가고 있어서 저희들은 곶감 깎는 것을 미루고 있어요."
다만 이번 주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평년 기온을 되찾을 전망이어서, 곶감 생산에 큰 차질은
없을 걸로 상주시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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