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복원 공사가 한창인 옛 전남도청이
44년 전의 모습을 그대로 되찾을 수 있을지,
많이들 관심 갖고 계실텐데요.
건물 외형 공사는 상당부분 진행되고 있는데
5.18 당시 내부 재현 공사는
내년 초에 시작합니다.
당시 치열했던 시민군들의 저항을 어떻게
구현해갈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안이 어제(20) 공개됐습니다.
임지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에 맞선 시민들이
끝까지 지켜내려 했던 옛 전남도청.
40년이 지난, 2020년에야 이곳에 날아들었던
총탄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습니다.
도청 건물 곳곳에 남겨진 탄흔 의심 흔적 535개 중
감마선 감정을 통해 발견된 탄두는 모두 15개.
* 이수연 / 옛 전남도청 복원 담당 시공사 팀장
"전일빌딩 위에도 흔적이 남아있기는 하나, 발굴된 탄두가 전시되는 건
아마 국내에서 유일이라고 보면 될 것이고요. "
문체부 옛 전남도청복원 추진단은
이 탄두들을 군인이 시민을 향해 총격을 겨눴던
국가 폭력의 생생한 증거물로 남겨두기로 했습니다.
추진단은 또, 5.18을 겪었던 광주 시민
2백여 명의 구술 기록과 증언 영상들을
도청 공간 곳곳에 배치할 예정입니다.
5.18의 상징이자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을 44년 전의 모습 그대로
복원하겠다는 세부 계획들입니다.
* 박태훈 / 옛 전남도청 복원 추진단 전시콘텐츠팀장
"옛 전남도청 5.18 민주화운동 자체가 저희는 킬러 콘텐츠고.
5.18 운동 자체가 세계사적이라는 관점에서 출발해서 전시 콘텐츠를 구현했습니다."
하지만, 5.18의 진실을 제대로
고증해낼 수 있느냐에 대한 우려도 여전합니다.
추진단은 도청 본관 3층 상황실과
도청 회의실 지하 1층에 시민군의 무기 사용 서사를 포함시키려 하고 있는데,
계엄군의 압도적 화력에 비해
형편없이 초라하지만 의연하게 맞섰던
당시 시민군의 현실을 제대로 비교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냐는 비판이 자문단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김승원 / 옛전남도청 복원사업 자문위원
"광주 시민 저항에 대한 부분들 (계엄군과) 양비론 쪽으로
대비시키고 있다는 생각을 가졌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은 문제 제기를 했었는데..
오늘 기자 간담회에서도 또 그걸 그대로 내비쳤다고 하더라고요."
추진단은 오는 12월 13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전남도청 내부와 관련한
실시설계를 마무리한 다음
콘텐츠 구현에 들어간다는 계획입니다.
"내년 10월 쯤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인 전남도청은
석 달 동안의 시범 운영을 마친 뒤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지역사회가 오랜 시간 동안
고민하고 투쟁했던 일인 만큼,
실시설계를 마칠 때까지,
더 섬세하고 신중한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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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