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온다는
광주 5.18 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는 5.18 국가폭력의 비극과
그로인한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자료을 찾아봤는데요.
피해자와 유족 증언과 일기, 사진 등
한강 작가에게 영향을 준 기록들을
김초롱 기자가 [한걸음더]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반 뼘 두께의 책 안에
작은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 있습니다.
참혹하게 죽은 자녀를 마주한 어머니,
몰매 맞고 사망한 이의 아내.
5.18 민주화운동 피해자와 유족
약 500명의 구술이
2만 5천 장에 담겼습니다.
한국현대사회연구소가 2년간 작업해
5.18 10주년에 발간한
광주오월민중항쟁사료전집입니다.
한강 작가는
소설 소년이온다를 쓰기 위해
이를 포함한 각종 5.18 기록을
찾아 읽었습니다.
* 한강 작가 /스웨덴 한림원 (현지시간 7일)
"정면으로 광주를 다루는 소설을 쓰겠다고,
9백여 명의 증언을 모은 책을 구해,
약 한 달에 걸쳐 매일 아홉 시간씩 읽어
완독했습니다."
한강 작가가
어린 시절 봤다는 5.18 사진첩은
정확한 출처를 알기 힘들지만,
비슷한 시기의 자료 등을 통해
내용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한강 작가 /스웨덴 한림원 (현지시간 7일)
"쿠데타를 일으킨 신군부에 저항하다
곤봉과 총검, 총격에 살해된 시민들과
학생들의 사진들이 실려 있는..."
5.18을 알게 될수록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부서져
소설을 그만두려고 했을 때,
한강 작가를 일으킨 건
박용준 열사의 일기였습니다.
박 열사는 5.18 최후의 항전 당시
YWCA에 끝까지 남아
군의 총을 맞고 숨진 인물입니다.
* 한강 작가 /스웨덴 한림원 (현지시간 7일)
"하느님, 왜 저에게는 양심이 있어 이렇게
저를 찌르고 아프게 하는 것입니까? 저는 살고 싶습니다."
그 문장들을 읽은 순간, 이 소설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벼락처럼 알게 되었습니다."
박용준 열사가 일기를
메모 형식으로 남기는 등
현재 5.18 기관들이
원본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내용을 옮겨 보관한 문서는 있습니다.
유서에도
살기를 원하지만 옳은 길을 가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도가 담겼습니다.
한강 작가가 본 것 외에도
5.18을 증언하는 무수한 기록들은
관련 기관들이 수집하고 정리하는 대로
시민들에게 공개됩니다.
* 김호균 5.18 기록관장
"향후에 통합 데이터 베이스 (자료) 구축 작업을 완료했는데,
시민들을 위해서 이렇게 내년부터는 그런 기록물들을
볼 수 있도록.."
오랜 시간 광주만의 아픔이던 5.18의 비극이
방대한 자료를 기반으로 한
한강 작가의 소설을 통해
우리 모두의 아픔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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