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강은 '노벨문학상의 의미를
폭력에 맞서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잔혹한 국가폭력에도
당당하게 맞섰던 광주는
그런 한 작가에게
깊은 감사와 지지를 보냈습니다.
주현정기자입니다.
(기자)
* 엘렌 마트손/노벨문학상 심사위원
"디어(dear, 친애하는) 한강."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장에
마침내 한강의 이름이 불립니다.
노벨상을 상징하는 '블루카펫' 위에 선 한강,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여받게 되었습니다."
스웨덴 국왕으로부터 메달과 증서를 건네받자
기립 박수가 터져 나옵니다.
소설 '소년이온다' 속 그 곳,
한 작가가 나고 자란 광주에서도
아낌없는 박수갈채가 이어집니다.
5.18,, 그 잔혹했던 국가폭력의 참상을,
하지만 이를 시민의 힘으로 이겨낸
광주를 전 세계에 알린
한 작가를 축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한강 작가, 너무나 고맙소. 너무나 애썼소. 자랑스럽소."
'소년이 온다' 속 실존 인물,
문재학 열사도 인공지능 기술을 빌려
마음을 전합니다.
* 고 문재학 열사 / 인공지능 복원
"저는 여기 제 혼의 힘으로가 아니라
여러분들의 기억의 힘으로 왔습니다.
여러분들의 기억이 제 혼이랍니다.
모든 것이 한강 작가 덕분입니다."
"노벨문학상의 의미를 여전히
폭력에 맞서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한강..
하지만 현직 대통령의 12.3비상계엄으로
5.18의 악몽을 다시 떠올려야 했던 이들은
마음껏 기뻐만 할 수 없습니다.
* 임금단 / 5.18최초 사망자 고 김경철 어머니
"우리가 눈물 값으로, 피로 만들었던 5.18세월 덕에
이렇게 된 것인데, (비상계엄이라니) 너무 마음이 아프고..."
그럼에도 매 작품마다
상처 입고, 무너지지만 충분한 힘을 갖고,
궁극적으로는 결코 잊지 않고 나아가는 사람을
그려낸 한강에게 누구는 위로를 받았고,
* 최민서 / 광주지혜학교
"그냥 뭔가 읽었을 때 위로가 되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아요.
감정을 파고드는 느낌으로 그런 위로가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에게는 인생의 나침반을 제시해 주었습니다.
* 이여울 김숙희 / 광주시민
"'그래요, 양심.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그것입니다.'
그 구절이 제일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사람이 양심이 행방불명되면 악마하고 똑같잖아요."
무엇보다 한강 작가는
'광주'를 다시 돌아보게 해 주었습니다.
* 신형철 / 문학평론가
"장소도 아니고, 역사도 아니고, 가치다. 광주는."
함께 촛불을 밝히는 일이
얼마나 의미있는지를 일깨워 준 한강에게
시민들은 손편지로, 환희로 답했습니다.
* 강기정 광주시장
"우리 광주의 경험은 이제 대한민국의 보편적 경험으로 옮아갔고,
이제 '80년 광주'는 '2024년 광주, 대한민국의 광주'가 되었기 때문에
광주가 승리했던 것처럼 대한민국도 승리 할 것입니다."
한강 작가를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시민들은 이보다
소설 '소년이 온다'의 시작과 끝처럼
어둠을 밝히는 빛이,
서로를 연결하는 끈이
밝고 단단해지를 더 바랐습니다.
MBC 뉴스 주현정입니다.
#한강 #노벨문학상 #국가폭력 #소년이온다 #축하행사
Copyright © Gwangju Munhwa Broadcasting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정반합, 그 징검다리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