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곡진 역사와 시대정신을 화폭에 담아

박수인 기자 입력 2024-12-19 15:37:52 수정 2024-12-19 18:28:01 조회수 54

(앵커)
올바른 정치를 향한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어느 때보다 높은데요,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두 작가의 작품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전시합니다.

격동의 한국 근현대사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통찰하고 
자신들만의 조형 세계를 구축해온 
두 작가의 전시를,

박수인 기자가 소개합니다.

(기자)
봄에 논을 갈아서 
가을에 풍성한 결실을 거두듯이 
못된 외래 문화를 물리치고 
통일의 무릉도원을 만들자는 그림이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북한을 찬양한다는 누명을 
쓰고 검찰에 몰수됐습니다.

원작은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는 낙인이 찍혀 
35년째 수장고에 묻혀있고 
작가가 다시 그린 작품이 
광주의 관객들을 만납니다.

1960년대 실험미술로 시작해 
80년대 민중미술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신학철 작가의 60년 예술세계를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선보입니다.

격동의 근현대사를 
비판적 시각으로 통찰한 그의 작품에서 
80년 광주가 갖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 신학철 작가 
"광주 항쟁이 (미술인들의) 공포심을 많이 없애주고 울분을 느끼게 하고. 
이런 것들이 광주 항쟁이 (작품의) 밑바탕이 아니었나 보고 있습니다."

신학철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현재의 시점에서 붓이 멈춰있습니다.

그리고 사회가 예술을 부를 때 
언제든 다시 붓을 들 준비가 돼 있습니다.

* 신학철 작가 
"촛불집회를 보니까 선한 힘들이 한 데 모이는 거예요. 
에너지가. 아, 그래서 다시 그려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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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전남대 당산나무 아래 놓인 정화수는 
붉은 빛입니다.

2022년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에선 
햐안 물방울이 쏟아져 내립니다.

피빛으로 물들었던 광주가 
인권과 평화의 상징으로 승화되는 
작품의 흐름이 물빛의 대조로 드러나 있습니다.

80년대 민중미술로 그림을 시작한 
송필용 작가는 굴곡진 근현대사를 
황토색 짙은 땅의 역사로 풀어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물이라는 소재에서 
치유와 정화, 강인한 생명력을 찾았습니다.

* 송필용 작가 
"역사와 공명하는 물줄기. 역사와 공명하는 
그런 물의 강줄기를 통해서 우리 삶의 역동적인 힘을, 
앞으로 나아가는 힘 같은 것을 제시하는 
그런 방향으로 물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오지호 미술상을 수상한 
송필용 작가의 시대 정신과 
예술적 성과를 담은 60여 점의 작품이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관람객을 기다립니다.

엠비씨뉴스 박수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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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인
박수인 sui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문화 담당

전 보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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