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사도 몰랐던 둔덕.. "비용 따지다가"

임지은 기자 입력 2025-01-03 14:13:52 수정 2025-01-03 18:22:42 조회수 90

(앵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의 
피해를 키운 요인으로 지목되는 
콘크리트 둔덕은
항공기 착륙을 돕는 안테나, 
즉 로컬라이저의 
받침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국내외 규정이 무색해질 정도로 
이렇게까지 단단하게 
고정했어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요.

임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겉모습만 보면 흙더미 처럼 보이는 
2m 짜리 둔덕.

그 안에 단단한 콘크리트의 지지대가 
들어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 유족 / 오늘(3)
"무안공항에서 조종사분, 기장분들께 
이게 '콘크리트 둔덕이다' 안내를 했는지, 
모르고 기장님이 거길 가신 건지."

무안공항 활주로에 수년 동안 이착륙했던 
조종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 정원경 / 초당대 항공운항학과장 (어제(2), 광주MBC 시사용광로) 
"저도 실은 무안에서 현재 계속 비행을 하고 있는 조종사로서 봤을 때, 
콘크리트라고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냥 편하게 부딪혀도 지나갈 수 있는.."

로컬라이저는 조종사가 활주로 중심을 따라 
착륙할 수 있도록 돕는 안테나입니다.

안개가 끼는 등 기상 악화로 활주로가 보이지 않을 때 
수평, 수직 값으로만 중심을 맞출 수 있도록 멀리서 전파를 쏴주는 겁니다. 

그래서 로컬라이저는 비바람에 흔들려서도
각도가 조금이라도 벗어나서는 안되는 중요한 시설입니다.

* 심재동 / 세한대 항공정비학과 교수 (어제(2), 광주MBC 시사용광로) 
"만에 하나 전파가 흔들리는 경우가 생겼다 그러면 이 공항은 ILS, 
즉 정밀 접근하는 시설에는 로컬라이저가 반드시 필요한 항행 안전 시설인데,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부분까지도."

무안공항도 기울어져 있는 활주로와 
로컬라이저의 수평을 맞추려 
이 둔덕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로컬라이저와 같은 중요 항행 안전시설이 
오작동을 일으키지 않도록, 
고정하는 데만 치중하면서 안전은 뒷전이 됐습니다.

* 00 공항 시설부 관계자 (음성변조)
"계속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게 되는 시설이에요. 
아주 중요한 시설이다 보니까. 그거에 대해서 불합격을 맞으면 
이게 시민들이 그만큼 불편을 초래하는 거예요. 
시설을 이용을 못하면 최저 시정치(착륙 조건)들이 확 올라가거든요."

비용적으로도 활주로 전체를 평평하게 만드는 것보다 
로컬라이저 부분만 올리면 수평을 쉽게 맞출 수 있으니,

콘크리트 보강 방법을 선택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해명입니다.

* 박문수 / 국토부 공항정책과장 
"완전하게 수평을 맞추는 게 제일 이상적인 상태고. 
그만큼 비용이 증가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경제성과 사업성과 안정성의 조합에서 균형을 찾는 과정입니다."

국토교통부는 광주, 여수 등 전국 공항들에 대해 
로컬라이저 고정 방법이 국내외 규정에 부합했는지 전수조사를 시작했습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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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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