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나면 먹통' 55대 더 있다

임지은 기자 입력 2025-01-13 16:44:35 수정 2025-01-13 18:46:39 조회수 44

(앵커)
참사가 난 제주항공 여객기의 블랙박스에
마지막 4분의 음성 기록이
저장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블랙박스에 전력을 공급해 줄
보조장치가 없었기 때문인데요.

국내에선 
사고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 1백여 대 중
절반 이상이 
이런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어서 임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의 원인을 밝힐 
핵심 증거였던 '블랙박스'.

기장이 '메이데이'를 외친 뒤, 
둔덕에 충돌하기까지 4분 동안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의문을 밝혀줄 
음성이 남아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 주종완/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 (지난 29일)
"관제기관과 조종사 간의 교신 내용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상세하게 제가 분석을 하고 검토 과정을 거칠 계획입니다."

하지만 사고 여객기에서 수거한 
비행자료기록장치, 조종실 음성기록장치 모두에서 
마지막 자료 저장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양쪽 엔진이 모두 손상돼 
전력 공급이 끊기면 
블랙박스도 작동이 중단되는데,

비상 상황을 대비해 장착해야 하는 보조 배터리가 
사고기엔 없었기 때문입니다.

국토부 고시에 따르면 
이 보조 배터리는 
2018년 1월 이후로 만들어진 여객기에만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참사가 난 기종은 
제도 시행 9년 전에 생산돼 
이 규정을 소급 적용받지 않았습니다. 

국토부가 사고가 난 여객기와 동일한 기종을 
전수조사 한 결과,

전체 101대 중 절반 이상이 
보조배터리를 장착하지 않은 채 
운항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유 대수가 제일 많은 
제주항공과 티웨이도 상황은 심각합니다. 

* 심재동 / 전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관 
"(보조 배터리 장착 의무화를) 더 추가적으로 해야 할지 안해야 될지에 대한 부분은 
항공사와 국토부가 한번 정도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극한 상황에서도 자료가 보존되도록 
항공사가 자발적으로 설치 할 수도 있지만,

결국은 비용이 발목을 잡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 최인찬 / 신라대 항공운항과 교수 
"(저비용 항공사들은) 리스 회사에 계약을 하는데 '이 비행기는 중고입니다. 
그러면 그(블랙박스가 탑재된) 옵션으로 하시겠습니까? 
물어보는 보겠죠. 비행기를 돈 주고 빌려온 거기 때문에 옵션인데 
굳이 돈을 더 주면서 빌릴 이유는 없겠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선 
원인 규명이 핵심인 만큼,
안전은 더 이상 비용과 타협될 수 없습니다.

MBC뉴스 임지은입니다. 
 

#제주항공 #여객기사고 #블랙박스 #음성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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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은
임지은 jieun@kjmbc.co.kr

광주MBC 취재기자
보도본부 뉴스팀 탐사*기획 담당

"아무도 보지 않을 때도 주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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