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아침에 만난 귀요미

토요일 아침 아파트 1층 현관문을 열기 위해 키패드에 다가가는데 대략 5살 정도 된 여자 아이가 난처한 표정을 하고 있었어요.

내복을 입고 있었고, 손에는 어떤 숫자가 적힌 스케치북 한 장을 찢어 들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근처에 부모님에 계시겠거니 하며 문을 열기 위해 번호를 눌렀죠.

제가 문을 여는데 뒤에서 저를 쭈뼛쭈뼛 훔쳐보는 듯한 시선이 느껴졌어요.

돌아보니 그 어린 소녀가 애절한 눈빛으로 저를 쳐다보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용기를 내어 말을 걸었죠.

- 나 : "아저씨가 뭘 도와줄까?"

그제서야 잔뜩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며 말을 하더군요.

- 소녀: (훌쩍) 문을 못열게떠요... (히잉)

ㅎㅎ 그 모습에 마음이 무너지네요. 백기들고 그냥 무장해제 당합니다! 너무너무 사랑스러웠어요. 예전 딸아이 어릴 적도 생각나고... 마스크 쓴 입가는 이미 입이 찢어져라 아빠미소가 가득했죠.

손에 든 스케치북을 보니 1802라는 글자와 함께 다른 숫자와 그림이 크레파스로 암호처럼 적혀있었어요. 1802호에 사나봅니다.

아! 혼자서 1층에 와서 다시 올라가는 연습을 하는구나! 그런데 키패드 사용법이 어려워서 못올라가고 있었나봅니다..ㅠㅠ

- 나 : 그랬쩌요? 아저씨가 금방 열어줄게!

- 소녀 : 고마뜹니다...(훌쩍)

같이 엘리베이터로 들어가서는 

- 나 : 몇 층까지 가? 아저씨가 눌러줄게.

- 소녀 : 18층이요. 고마뜹니다...

제가 내릴 곳이 먼저라서 헤어지며 조심해서 올라가라고 하고 금방 아쉬운 이별을 했는데...

오늘 같이 저런 천사를 만나면 아이를 하나 더 가져볼까 하다가도 현재의 딸아이 모습을 금방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봅니다.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이쁜 아이를 보며 하루 종일 생각이 떠나지 않네요. 비록 토요일에도 일을 하지만, 오늘은 정말 기분 좋은 하루를 덕분에 시작하게 되었어요. 즐거운 마음으로 하루를 보냅니다.

우리 모두 그런 순수한 때가 있었겠죠? ^^

아침에 본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아이에게 바칩니다!


"Queen - crazy little thing called love"

" 넥스트 - 아가에게 "

희망합니다!



댓글(1)
  • 2022-11-16 13:52

    뉴턴 님, 사연 감사드립니다 !

    보내주신 사연은 11/23(수) 정오의희망곡 4부 '전하지 못한 진심'에서 소개해드릴게요 ~

    선물 받으실 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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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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