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아버지의 자전거


오늘 아침 출근길...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 중이던 저는..

제 앞을 바삐 지나가는 어느 자전거를 보았습니다.


자전거 뒷 안장에 앉은 어린아이가

엄마의 허리를 꽉 붙잡고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그 엄마는 뭐가 그리 바쁜지 페달을 열심히 굴리더군요.


그런데...

그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는데...

아버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수십 년 전...

면허증이 없으셨던 아버지는

회사를 출근할 때...

또는 외출을 할 때...

그리고 모임을 가실 때면..

늘 자전거를 애용하셨죠.


그 뿐이었을까요.


저희 형제를

학교로 데려다 줄 때..

그리고

일요일 아침마다 동네 목욕탕을 갈 때면..

동생과 저는..

아버지의 자전거 앞뒤에 태워져..

동네 이곳저곳을 누볐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그게 왜 그렇게..

창피했을까요?


혹시나 친구들이 보지 않을까...

애써 얼굴을 감추려고..

아버지의 허리를 꽉 잡은 채..

얼굴은 아버지 등 뒤에 밀착하여

막 숨으려고 했던 어릴 적 제 모습이

떠오르더군요.


순간 피식 웃음이 나오더군요.


아버지는 지금도 자전거를 타십니다.

저희 집 가까이에 사시다 보니

밑반찬을 가져다주시거나...

집 앞 공원에 오실 때면 늘 자전거를 타고 오시죠.


그래서 가끔씩

손주 녀석들도 태워주시고 그러셨는데...

언젠 가는 자전거에 어린이용 안장을 설치하고

오셨더군요. 아이들이 어찌나 좋아하던지...

그날은 아마 자전거만 온종일 탔던 기억이 나네요.


얼마 전이었어요.

집 앞에 있던 아버지의 자전거를 무심코 살펴보다가..

이것저것 낡아 있는 게  보이길래..


아버지께 물었었죠.

"자전거를 하나 새로 사드릴까요?"

그러자...

"아니 됐다. 아직 쓸만한데..뭐..

그냥 타고 다니지... 뭐 하려고 바꿔야.

냅 둬라~" 그러시더군요.


그래서 그냥 넘어갔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주말에는..

아버지랑 함께 새 자전거를 보러 가야 될 것 같네요.


뒷 안장이 튼튼한 걸로 해서...

아버지랑 제가 함께 탈 수 있는

바구니가 좀 달려있어도

멋져 보일 것 같은

고급스러운 자전거로 하나 장만해 드려야겠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품에서 자라왔던 그 시절이 너무 그리워요.

 사랑합니다."



- 림디! 매일같이 틈틈이 방송 잘 듣고 있습니다.

  이래저래 바쁘실 텐데 건강 잘 챙기시구요.

  늘 감사하다는... ^^

  


  

   








 





















 

 






댓글(1)
  • 2022-03-23 10:12

    안녕하세요,
    애청과 사연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이번주 목요일,
    '전하지못한진심' 코너에 내보낼 예정이니
    청취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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