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명절이 오면...
얼마 전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야, 이번에도 못 내려가겠다. 별일 없지?
애들은 잘 크고?..... "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통화를 마치는데...
씁쓸하더군요.
사실..
고등학교 동창 관계인 우리는...
십수년을
설연휴 전날과 추석 연휴 전날...
1년에 딱 2번 만남을 가졌었습니다.
서울에서 내려오는 세 녀석들..
그리고 저 멀리 지방에서 내려오는 두 놈들까지...
저를 포함한 여섯의 동창생들은
아내들의 공식적인 허락을 받은 후...
그날 만큼은 초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밤새 수다를 떨며 신나게 놀았었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며..
여태껏 각자의 회사에서 배운 음주가무를
마음껏 풀어보는데...
보고 있으면 참으로 재밌습니다.
밤새 그렇게 신나게 떠든 후...
아쉬움을 달래가며 헤어지는데..
그때마다 서로 그러거든요.
"야~ 다음 명절 때 보자~ 건강들 챙기고~"
그렇게 인사를 나누는데...
서로가 내색을 안했어도 다들 항상 아쉬움이 컸었던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또 다음 명절 때까지 버틸 수 있는 힘을 얻었으니까..
ㄸ 다음 명절 때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쿨하게 헤어졌었죠.
그런데...
코로나19가 온 이후...
우리의 만남은 잠깐의 멈춤이 있었습니다.
물론 명절연휴 전날인 오늘도 그렇구요.
1년 중에 가장 기대했었던 이틀의 시간이
잠시 사라진 이 기분...
이게 생각보다 아쉬움이 큽니다.
아내들이 적극적으로 허락해주고...
너나 없이 지갑을 가득 채우고 와서 결제를 하겠다고 난리니...
술값 걱정할 것도 없고... 또 나름 멋도 내보는 그런날에...
어떠한 말을 해도 서로가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그러한 시간이...
잠시 멈췄다는게 왜 이리 아쉬운지...
그런 아쉬움음 이 곳 정희에 풀어봅니다.
명절이면 무엇보다도 기다리고 기대했던
친구들과의 만남... 다음 명절에는 가능하겠죠?
다음 추석을 기대하며 열심히 또 버텨야겠습니다.
- 신청곡이 있어요. 이 녀석들과 만났을 때...
한 동안 노랭방에서 시작 곡으로 떼창을 했던..
지드랜곤의 "삐딱하게"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