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멋진녀석들..
모처럼 쉬게 된 하루..
친구녀석들과 점심 한끼를 하고싶은 마음에..
무작정 그녀석들의 회사 근처를 향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야~ 나 지금 너희 회사 근처 가는데, 나와라 밥이나 먹자~"
"그래? 안그래도 어제 무지하게 달려서 밖에서 해장 좀 할려고 했는데..
그럼 12시 땡 하면 재환이랑 나갈테니까.. 너가 공원옆국밥집에 가서 먼저 주문 좀 해 놔~"
"오케이~ 이따보자~"
우리는 이렇게 약속을 잡았고, 저는 친구네 회사 근처 국밥집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점심시간인데다, 나름 소문난 맛집이여서인지 식당안 홀은 손님들로 가득차 있더군요.
하는 수 없이 대기표를 받아 든 저는 식당 한켠의 대기실에 앉아 친구들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대기실에서 10여분쯤 기다렸을까요.
그때 거동이 불편해보이신 노부부가 어렵게 식당 안으로 들어오시더군요.
식당사장님께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많이 기다리셔야 한다며..
여차여차 설명을 드리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는 것 같았습니다.
하는수없이 가게 밖으로 나가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식당 앞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시더군요.
아마도 다른식당을 가야하는데.. 어디를 가야할지 난감해하는 상황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더니 잠시 후, 두분은 다시 식당안으로 들어와 사장님께 기다리겠다는 표시를 한 후
대기실 의자에 어렵게 자리를 잡으셨습니다.
순간...
아주 잠시 고민을 한 저는..
식당 사장님께..
제 대기표를 저 어르신들께 드려도 되냐고 물었고..
다음에 오겠다고 하니...
식당 사장님은..
그래도 되겠냐며..
제게 연신 감사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식당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서는데..
친구녀석들이 언제 와 있었는지..
제 뒤편에 서 있더군요.
저는 친구들에게...
"야 가자. 옆에 보쌈집 있던데.. 우리 보쌈이나 먹자~"
그러면서.. 국밥집을 나왔고..
친구녀석들은 아무말없이 저를 따라왔습니다.
순간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긴 저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이 기다리시더라고.." 라며 말끌을 흐렸는데...
이녀석들이 동시에..
"잘했어~" 라고 그러더군요.
그렇게 우리는 그냥 보쌈집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곳에서 수육과 국수를 무지막지 먹어댔습니다.
해장을 해야 한다는 녀석들은 거기에다가 공기밥도 두그릇이나 더 먹더군요.
그런 녀석들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데..
"저녀석들이니까.. 내가 그냥.. 대기표를 내 줄 수 있었겠지..
저녀석들이니까.. 나한테 아무것도 안물어봤겠지...
저녀석들이니까.. 나보고 "잘했어"라고 했겠지... "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중고등학교때부터 함게 해왔던 녀석들..
그렇게 30년 가까이를 치고박고 싸우며
울고불고 웃고떠들며 함께 했던 녀석들이...
이렇게 내 옆에 있어준다는게 그 순간만큼은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순간 이녀석들이 너무나 듬직스럽고 자랑스러우며 믿음직스럽더라구요.
예전같았으면 이런일로 이렇게까지 감정이 움직이지 않았을텐데...
나이를 먹어서일까요. 이날따라... 이녀석들이 너무나도 예뻐(?)보였습니다.
친구라는게 참 그래요.
없을때는 모르는데... 옆에 있으면 정말 좋다는거...
국밥집 할머니와 할아버지 덕분에 또 한번 깨달아 봅니다.
림디!
이놈의녀석들... 괜찮지 않나요?
오늘은 이 멋진녀석들..
자랑 좀 해봅니다~ ^^
kjho****@k****.kr
2021-11-19 12:38
사연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오늘 11월 19일 4부 전하지 못한 진심을 통해 전해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