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함께 걷는 다는 것^^
안녕하세요 정오의 희망곡 청쥐자 여러분^^
저는 12년차 주부입니다.
저희 남편은 주간.야간 교대근무를 일주일 씩 번갈아 하는 자동차 회사에 다닙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편은 회사에서 제공되는 출퇴근 버스를 타면 출퇴근 시간이 배로 길어지거나 회사버스가 정차하는 곳까지 걸어가는게 귀찮아 회사버스를 타지 않고 주간근무든 야간근무든 자차로 출퇴근을 했었답니다.
이제 마흔이 갓 넘은 남편은 올해들어서 예전보다 피로감도 빨리 느껴지고 특히나 야간 운전하는게 신경이 많이 쓰인다며 야간근무 때는 회사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야간근무를 나가기 위해서는 집에서 오후 두시반이면 출발해서 큰 도로가 까지 10분넘게 걸어야 회사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수 있는대요 코로나로 인해 아이들이 원격수업을 하기도 하고 유치원이 휴원하게 되는 때도 있었던 터라 한번도 남편을 따라 회사버스 타는곳까지 걸어 가 줄 생각을 해보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이들 셋 모두 정상 등교 등원을 했었고 여느때처럼 남편은 야간근무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섰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10여분을 걸어야 하는거리기에 저는 얼른 우산을 챙겨 남편을 뒤따라 갔습니다.
제가 뒤따라 오는것고 모른 채 버스시간에 늦을까 가방을 머리에 올리고 종종 걸음으로 뛰어가는 남편의 뒷모습을 보니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미안함과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어요. 다섯식구의 가장으로써 짊어진 책임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헤아리는 시간이 된것도 같았지요.
제가 뒤따라나와 우산을 씌여주니 남편은 뛰어가면 되는데 수고스럽게 왜 나왔느냐고 말은 했지만 반가워하는 말투와 모습이 저에게 느껴졌습니다.
그날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회사버스 정류장까지 걷고 버스를 타고 출발하는 남편을 향해 손도 흔들어 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별일이 없다면 앞으로는 남편의 출근길에 함께 걸어주자 마음을 먹고 벌써 세 달째 남편의 출근길에 동행을 해주고 있습니다.
유난히 덥게 느껴지는 이번 여름 오후 두시반이면 잠깐만 걸어도 땀으로 옷이 젖는날도 많았는데 남편에게 양산을 씌워주고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타서 걷는길에 같이 마시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걸었습니다.
집에서 출발해 10분넘게 함께 걷는 길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그 10여분 동안 남편과 저는 아이들 이야기, 주말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열심히 걷습니다. 남편이 회사버스를 타고 출발 할떄면 저에게 아이같은 모습으로 손을 세차게 흔들어 줍니다. 저는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횡단보도 앞으로 걸어가고 회사버스는 신호에 걸려 잠깐 서있게 되는 경우가 있을때면 방금 손인사를 했으면서 또다시 걸어가는 저를 쳐보다며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는 남편^^
남편은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 왔다갔다 하는 동안에 이제는 집에서 쉬라고 말하지만 평소에 걷는것도 좋아하고 운동한다 생각하면 내가 좋아서 걷는거라며 꾸준히 남편과 함께 걷고 있습니다.
남편에게 애교부릴 줄도 모르고 애정표현도 못하는 저는 남편의 출근길에 잠깐 함께 걸어주는 걸로 남편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정오희 희망곡 청취자 여러분들^^
사랑하는 분들과 함께 걸어보세요~ 평소때보다 주고받는 대화가 훨씬 많아지고 그 순간이 즐겁기 까지 합니다.
저희 부부가 느끼는 이 좋은 기분을 청취자분들 께서도 림디께서도 때때로 느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신청곡은 SG 워너비의 넌 좋은사람 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