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과 신청곡
<그녀에게 쓰는 편지> 취미생활로 번아웃 온 그녀...ㅠㅠ ㅋㅋㅋ;;
그녀도 처음부터 그렇게 취미생활이 많은 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서야 자유시간이라는 것이 생겼고, 너무 좋아서.. 악기를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어릴 적 피아노학원은 안된다고, 대신 속셈학원에만 보내주던 그녀의 엄마.. ㅎ
'내가 커서 내가 번 돈으로 악기를 배우리라' 그녀는 다짐했고 가야금을 택했습니다.
광주에 현대백화점이 있던 시절,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신청하고
무거운 가야금을 낑낑거리며 들고 다녀도 행복할 만큼 열심히 배웠답니다.
그녀의 아이는 어릴 적 참으로 다양한 병원을 다녔습니다.
태어나자마자 고개가 비뚤어진 것을 발견했고, 보훈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치료받느라
할아버지들 누워 계시는데 신생아 울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어린이집 다니면서부터 감기로 소아과는 기본이었고,겨울에 특히 동네 소아과에 출석도장을 찍었고,
아동병원으로 자주 입원도 했었습니다.
안짱다리 교정하느라, 교정기를 차고 잤으며
신발 깔창도 따로 제작하여 넣고 다녀야 했는데
신발 신기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치아 교정도 다녀야 했습니다.
취학 후에는 성조숙증으로 대학병원을 2년 가까이 다녔는데, 선착순 접수라 대기시간만 1~2시간이었습니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이 그랬는지 틱 증상도 나와서 다른 병원으로 또 치료를 받으러 다녔습니다.
이 모든 걸 그녀 혼자 다녔습니다. 비록 아이 하나였어도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했습니다.
부모로서 자책감도 들었지만 그런 생각은 그만하기로 했고
이 아이가 그녀에게 온 것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그녀 부부에게 보내주신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일을 놓지 못하며 살아오고 있는 삶,,
돌파구는 취미생활~ ^^
마음만 먹고 있던 것을
하나하나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 그녀는..
돌진했습니다!
작년 가을부터 한국무용 춤을 배우기 시작했고
올 초에는 코로나 때문에 멈췄던 가야금 수업을 다시 신청했습니다.
봄에 민화 채색 수업도 신청했고,
4월부터 신랑 몰래 승마 수업도 받아왔다고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있는 수업들이지만
수업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혼자 연습하고
숙제해야 할 것이 많은 취미생활들이었습니다.
정말 열심히 1년을 보냈는데, 그래서 뿌듯한데...
그녀는 지금 지치고 말았습니다.
번아웃이 온 것 같다고 했습니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말 고삐에 종아리가 쓸려 멍이 들고 썩고,, 병원을 다닌 지 한 달이 넘었다고 합니다.
(승마 장비가 너무 비싸서 차례로 구입중인데 아직 헬멧 밖에 없대요... ㅎㅎ)
다른 취미생활은, 그녀 성격상
땡땡이도 못치고 현재진행형이랍니다.
지금 이 시간이,
1년을 돌아보는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정희에서 연말에 던져 준 화두인 '나에게 쓰는 편지'를 생각하며
가만히 앉아 쉬고 싶다고 했습니다.
하루종일 집에서 드라마, 영화만 보고 싶기도 하다고...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멋지게 잘 해내고 싶은데..
계속 가지고 가야 하는지,
이것이 과연 욕심인지....;;
이번 기회에 한번 생각해 봐야 되겠다고 합니다.
압니다.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일 수도 있다는 것을요..
어쩌면 고민할 거리가 아니니, 그만 두어라 쉽게 조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소중한 시작이었고, 용기 있는 실천이었습니다.
같은 상황에 있더라도 그녀처럼 진짜로
꿈꾸던 무언가를 행동으로 옮긴다는 것은,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것이니
저는 일단 그녀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1년 한 해 동안 열심히,
시간을 알차게 쓰며 잘 살아왔다구요..
지금 힘든 시기를 슬럼프로 생각하고
좀 쉬었다가, 다시 현명하게 나아가 보자구요~~
그녀를 응원합니다!
신청곡: 조규찬의 흩어진 나날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