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희망곡

정오의 희망곡

12시 00분

사연과 신청곡

새해를 시작하며 친구에게

 너를 떠올릴 때면 작고 귀여운 얼굴에 웃음이 많고 선생님들의 이쁨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 무심한 듯 츤데레인 나와 친구가 된 이후 난 너로 인해  고등학교 학창시절이 즐거웠었지. 그 중에서도  선생님 모습을 우스꽝스럽게 따라하며 서로 깔깔대며  웃었대던 기억이 많아. 학교에서 함께 급식을 먹으러 가고 끝나고 학교 베란다에 앉아' 베란다의 의미'를 찾으며 이야기 꽃을 피우느라  수업 종이 치고 난 후에 들어 간 적도 있었지.  간혹 우리와 친해 지고 싶어하는 친구들에게 우리 세 명만  똘똘 뭉쳐다니는 걸 시기하던 친구들도 있었고 말이야. 그땐 몰랐어. 과한 관계가 또 다른 관계들을 끊어 놓을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의 절대적인 친함 과시가 다른 이들에겐  가만히 있어도 소외감을  심어준 다는 것을.

 우리는 대학에 가면서 조금 사이가 멀어진 듯했지만, 내가 휴학을 하고 고향으로 돌아갔을때 부터 다시 우리는 어울려 우리 자주 찾던 햄버거 가게에서 이십대가 겪을 만한 사랑과, 일, 사람들과의 관계를 털어놓으며   조금씩 성숙해 졌지.  

그러던 우리가 각자의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하고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구나. 내가 먼저 출산을 했고, 너는 결혼 후 한 동안 아이가 생기기 않았어.   그때까지만 해도 자주 전화로 육아로 지친 나의 넋두리를 늘어놓았고, 너 역시 결혼 후 다가온 여러 문제들에 대해 어려움을 이야기 하고 그랬던 것 같아. 그때까지는 나쁘지 않았는데 그 당시  네가 아기를 갖지 않아도네 삶은  괜찮다는 말에 대해  아이는 있어야지 하면서  너의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불씨가 되어  다른 문제와 언쟁으로 이어졌고, 그 이후로 서로 연락을 하지 못 하게 되었어.

  그때는 그 문제들이 날선 모양이라면 지금은 그저 아무렇게나 만져도 모양이 변할 수 있는 문제들이란 생각이 드는구나. 그때는 내가 날카롭게 모든 걸 해석하려던 시기였던 것 같아.  지난 주 갑작스러운 너의 연락에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어 나는 너와 통화하는 것이 편하지 만은 않을 거 같아 그저 문자로만 대화를 나누었지. 

네가 해 준말 " 너는 여전히 좋은 친구야.''라는 말이 내내 내 마음에 남아있는구나.  내가 너랑 대화로 많은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은 듯 하지 못하는 이유는 또 내가 네게 상처를 주게 되지는 않을까 겁이 났기 때문이야.   우리의 삶으로 인해 현재 관계의 온도가 차갑게 식어 버린 찻잔과 같을까봐, 그래서  그 찻잔이 의미가 없다고 느낄까봐 두려웠던거야.  

친구야. 그래도 나를 잊지 않고 용기내줘서 고마워.  우리가 여전히 한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아마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마주 보고  이제는 눈가에 잔주름진 얼굴로 미소를 지어보낼 수 있길 나는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그렇게 용기를 내어볼게. 새해가 밝아오고 나니 그냥 세월만 자꾸 보내면 안 될 것 같아 이렇게 마음을 모아 네게 편지를 써 본다. 

건강하게 네 삶을 지켜나가길 빌어. 곧 만나자

 

댓글(1)
  • 2024-01-03 11:43

    안녕하세요~ 사연 감사드립니다!

    보내주신 사연은 정오**망곡 4부 '전하지 못한 진심'에서 소개해드릴게요 ~

    새 비밀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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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보내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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