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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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시인의 강연회 잘 듣고 왔습니다~





당신은 어떤 취미를 갖고 있나요?

칸트의 정의에 따르면 취미(Taste)란
어떤 대상이 아름다운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마음의 능력이라 합니다.

이른 아침이 어려워 오후께 방송을 듣고
황지우시인의 강연회 소식을 알았습니다.
간만에 온전히 매달려 생각을 따라가보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습니다.

주제는 "우리나라의 새로운 미적술어"였습니다.
풀어보자면 세계를 끌어들일만한 우리 문화의 고유성 정도가 되겠습니다.

어느 시대든 위대하고 창조적인 문화를 갖기 위해선
우선 조건이 시민층의 높은 안목과 까다로운 감시관이라고 합니다.
그 안에서 창조적인 소수자가 나올 수 있다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광주는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는 황지우시인의 말씀~)

또한, 그러한 높은 안목은 형용사에 대한 능력으로 길러진답니다.

"아름답다" "우아하다" "고풍스럽다" 등의 형용사, 이 품사 하나로
어느정도의 정확함과 독창성으로 주제를 표현할 수 있겠는지요?
이것이 명사화가 되어 주어의 본질이 되었을 때
바로, 오늘의 주제 "미적술어가"가 된다구요.

그렇다면 우리 문화의 본질을 알려줄 미적술어는 무엇일까요?

2005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한국이 주빈국이 되었을 때,
황지우시인이 총감독을 맡게 되었고 그 때 비로소, 깊이있게
우리 문화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갖게 되었답니다.

유럽은 이미 동아시아 문화의 포화상태였다는군요.
19c말 파리 엑스포를 개최한 이래 이미 확고히 자리를 잡은 일본과
장엄함과 유려한 역사로 당할 재간이 없는 중국을 사이에 두고
과연 한국의 문화가 가진 고유성을 어떻게 찾아내고 알릴 것인가?

그런데 일본은 왜?가 아니었다구요.
동대사 목불의 대단한 크기와 또 반대로 극세밀함의 극치주의나
잔혹에 대한 탐미주의 등이 이미 유럽인들의 관심 속에 있었고,
우리나라의 경복궁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려하자 유럽인들은
중국의 자금성도 보고 왔는데...라며 그 장대함을 칭찬했다합니다.

그 때에 황지우시인은 "문명은 야망의 기록이다"는 말과 함께
몸이 견딜만한 크기로 건축하게 한 우리 선조왕들의 인본주의를
강조했다하네요.

"삶에는 두가지 방식이 있다.
자아를 줄여 세계를 넓게 경험하는 것과
자아를 키워 세계를 좁게 경험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 문화는 방보다 정원의 크기를 넓히고
좁은 방에서 자아를 줄여 넓은 세계를 불러들였다."

황지우 시인이 꼽은 우리문화의 미적술어는 이러했습니다.

채도를 낮춘 화려함, 번들거리지 않는 색감 : 고궁이나 사찰등의 빛깔
촉각적 충동을 일으키는 질감 : 온돌방, 마룻바닥, 기둥
비인공성, 무정형성, 여백의 여유로움 : 기왓장, 돌계단, 돌담

시인은 우리 문화의 우수성으로 타문화의 비하를 말하고자 함이 아니라
단지, 그들과 다른 문화로서 우리 문화를 알리고 싶었다합니다.
행사가 끝나고 현지인들의 열렬한 찬사를 받기도 했다니,
우리 문화가 가진 미적술어가 세계에 충분히 통용될 수 있다는
근거를 찾은 듯 하여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했습니다.

즐거운 강의가 끝나고 뜻깊게도 평소 생각해온 일본문학에 대한 견해를
질문시간에 나누게 되어 기뻤고,
강연소감을 담고 싶다는 관계자의 부탁에도 기분좋게~ 훈훈한
한 말씀 남기고 돌아설 수 있었습니다.

나름 정리한 글이 두서없으나,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께 작은 정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올렸습니다.
늘 좋은 정보를 나눠주시는 방송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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