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현의 시선집중

황동현의 시선집중

07시 05분 보이는 라디오

클립

황동현의 시선집중_체육계 폭력, 성폭력의 구조적 병폐_최동호 스포츠평론가_20190111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박소희
■ 진행 황동현

◇ 황동현 진행자 (이하 황) - 새해 벽두에 한국 체육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용기 있는 고백이 있었습니다. 바로 쇼트트랙 국가대표의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를 경찰에 고소하면서 성폭행 피해 사실을 알린 건데요. 체육계의 구조적인 병폐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라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체육계 또 그리고 빙상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오늘 평론가와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동호 스포츠평론가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평론가님.

◆ 최동호 (이하 최) - 네, 안녕하세요.

◇ 황 - 이번 이 상황을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심석희 선수의 이런 고백, 용기 있는 고백. 쉽게 나올 수는 없는데. 우리 평론가께서는 어떻게 이 기사를 접하셨어요, 어떤 느낌으로?

◆ 최 - 2014년에 체육계 비리가 전면적으로 드러난 적이 있거든요. 이때도 여러 가지 제도적인 방안을 요구를 했고 일부는 또 수용이 되기도 했었습니다. 그런데 2014년 이전에도 이 폭력과 성폭력은 여러 차례 있었고요. 그때마다 개선 방안이 나오기도 했는데 2014년에서부터 오히려 조재범 전 코치가 이 체육계의 개혁 드라이브가 걸렸던 2014년부터 성폭행을 상습적으로 저질렀다고 하니까 아직도 여전히 이 성폭력, 폭력 문제가 근절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더욱 안타깝기도 하죠. 더 가슴이 아픈 거는 이 피해를 입은 선수들이 당시에 10대였는데. 이 체육계의 구조적인 사실에 묶여서 누구에게 그동안 얘기하지 못했고 도움을 요청하지 못했다. 이 점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 황 - 체육계의 구조적인 사슬, 병폐를 얘기를 하셨는데. 체육계에 왜 이렇게 구조적인 병폐가 있는 거죠?

◆ 최 - 일단은 지도자와 선수의 수직적인 권력 관계를 얘기할 수 있겠고요. 여기에서 지도자는 선수들을 단순히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역할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상급학교 진학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대학에서 실업팀에 올라갈 때도 많은 영향력을 미치거든요. 때문에 선수로서는 이 수직적인 권력 관계에서 코치의 지시나 명령을 거부하기가 힘든 점이 있고요. 그 코치나 지도자들도 또 코치는 감독에게 감독은 집행부 임원들에게 이 성적에 대한 부담. 실제로 조재범 전 코치도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명규 전 부회장으로부터 압박을 받으면서 폭행을 당했다는 것을 증언하기도 했고요. 이런 피라미드 구조가 이루어졌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볼 수 있겠어요.

◇ 황 - 다시 말하면 조재범 코치의 범행 자체에도 큰 문제가 있고 개인적으로도 문제가 있지만 이게 지금 어떤 거대한 시스템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시스템이 구조적으로 문제라는 얘기 아니겠습니까?

◆ 최 - 네, 그렇죠. 그런 얘기들을 계속해서 체육계 내부에서도 반성이 있어서 얘기를 해 오고 있는데. 이것을 그렇게 고치기가 쉽지가 않은 겁니다. 그런 시스템의 작동되는 가장 큰 원리 중에 하나가 체육대학교 문화를 들 수 있거든요. 운동을 하게 되면 우선은 선후배 간의 위계질서를 습득하게 되죠. 그리고 그 위계질서는 철저한 상명하복을 얘기하게 되는 거고요. 이러다 보니까 악의 평범성이라는 말이 있듯이 조재범 전 코치도 스포츠 세상 바깥에 그냥 일상생활에서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일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분도 코치라는 지휘를 스포츠 세상에서 획득하게 됐을 때는 구타를 하고 폭행하고 성폭력을 저지른 사람이 돼 버린 겁니다.

◇ 황 - 폭력이 일상화된 시스템이 돼 있다는 거네요, 스포츠계 자체가.

◆ 최 - 네, 그렇죠. 왜 그렇게 됐느냐 보면 조재범 전 코치 자체도 맞으면서 운동을 하고 성적을 냈기 때문에 죄의식을 못 느낄 수 있다는 거죠.

◇ 황 - 그런 것들, 조재범 코치도 그런 식으로 키워져 왔고 또 그런 키워져온 것들을 자기 제자들에게 되물림 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계속 반복됐다는 이야기인데. 정말 그렇다면 심각한 이야기인데. 특히 심석희 선수 같은 경우에는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나 언론의 조명을 받지만 그렇지 못하고 묻혀 있는 많은 피해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평론가님.

◆ 최 - 사실 많이 있죠. 사실 많이 있고요. 대표적으로 이 심석희 선수는 용기 있게 공개를 했고 심석희 선수를 보고 또 용기를 내고 있는 선수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지금 굉장히 고민하고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뭐냐하면 스스로 용기를 내서 공개를 했다가 오히려 2차적인 피해 그리고 이전에 선배들이 겪었던 것을 봤듯이 오히려 공개를 했다가 나중에.

◇ 황 - 스포츠계에서 매장되는.

◆ 최 - 네, 매장이 되는 운동을 그만둬야 되는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에 대해서 굉장히 고민하고 있죠.

◇ 황 - 네, 이런 스포츠계의 문제점이 결국은 엘리트 스포츠 중심. 올림픽이나 그다음에 아시안게임이나 이런 데서 메달을 따야 한다는 성과 중심의 엘리트 스포츠 때문에 이런 것들이 계속적으로 반복돼왔을 수 있겠다고 생각드는데요.

◆ 최 - 네, 지금 말씀해 주신 점이 굉장히 중요한데요. 엘리트 스포츠의 문제이다. 또 그래서 이제 올림픽 메달에만 매달려온 결과다. 이런 일들이 수차 반복돼 왔거든요. 그런데 저는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게 이 엘리트 스포츠라는 단어 자체가 내포하고 있는 것을 우리가 속사정을 살펴봐야 한다는 겁니다. 뭐냐하면 메달을 따야지 스포츠에서 스스로의 존재를 과시할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어 왔던 분이 이 체육 권력을 지금까지도 손에 쥐고 놓지 않고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때려도 된다 폭행해도 된다는 게 성립이 되는 건데. 안타까운 거는 80년대 이후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되면서 다른 분야에서는 시민사회가 성장하고 개인의 인권이나 개인의 가치를 강조하는 시대는 넘어섰는 체육에서는 아직까지도 개인보다는 단체, 스포츠의 가치보다는 메달을 얘기하는 국가주의적 엘리트 스포츠 가치에서 지인분들이 체육 권력을 지고 있다는 게 이게 아직 문제라고 지적하고 싶은 거죠.

◇ 황 - 바로 그 권력이 바뀌어야 하는 건데요. 그래서 필요한 게 이 스포츠도 행정이지 않습니까? 문화체육관광부도 있고 이 체육을 행정을 하고 있는데. 정부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뭘하고 있느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건데요.

◆ 최 - 그 부분에서 저희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요. 물론 문화체육관광부가 우리나라 체육을 최종적으로 관리하고 책임을 지는 정부기관이기는 한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한 10년 동안 이런 문제들을 고칠려고 노력을 해온 것은 저는 분명히 인정을 합니다. 인정을 하는데. 체육 현장에 좀 더 실질적이고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기관은 문화체육관광부보다는 대한체육회입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비유컨데 예전에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저의 고참이 했던 얘기가 멀리 있는 사단장이 무서운 게 아니라 고참이.

◇ 황 - 앞에 있는 고참이 무서운 것이다.

◆ 최 - 그렇죠. 사단장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될 수 있겠고요. 바로 옆에 있는 고참은 대한체육회일 수가 있겠는데 대한체육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고 있는 겁니다.

◇ 황 - 평론가님, 이건 정말 바꿔야 될 사항입니다. 시간이 없어서 짧게 한 말씀 해 주십시오.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해야 될까요.

◆ 최 - 일단은 제도적으로 제도 개선을 얘기를 하는데. 제도 개선은 이미 저는 완비가 되어 있다고 봅니다. 지금 있는 제도만 제대로 활용하면 되 거든요. 제도나 시스템도 결국 사람이 운영하는 거기 때문에 사람이 제대로 못 하면서 지금 이런 일이 벌어졌거든요. 때문에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황 -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좀 바뀔 수 있도록 역할을 많은 사람들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최 - 네, 고맙습니다.

◇ 황 - 지금까지 최동호 스포츠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