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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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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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20190321_자살공화국의 씁쓸한 초상_오승용 킹핀정책연구소 소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자살공화국의 씁쓸한 초상

■ 오승용 킹핀정책연구소 소장

한국은 자살 공화국입니다. 지난 10년간 141,233명이 자살했고, 최근 5년만 보더라도 67,331명이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자살시도자까지 포함하면 그 수가 얼마나 될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2017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자살자 수는 12,463명입니다. 전체 사망자의 4.6%가 자살사망자입니다. 1일 평균 자살자 수가 34.1명이니 1시간에 1.4명이 자살하는 꼴입니다. 남자는 34.9명, 여자는 13.8명으로 남자의 자살률이 여자보다 2.5배 높습니다.

지역 간 비교를 해볼까요? 광주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2.6명, 전라남도는 25.1명입니다. 광주는 동구의 자살률이 24.4명으로 가장 높고, 광산구가 17.0명으로 가장 낮습니다. 전남은 함평군이 40.2명으로 가장 높고, 곡성군이 8.6명으로 가장 낮습니다. 전국적으로 세종시의 자살률이 17.7명으로 가장 낮고, 충남의 자살률이 31.7명으로 가장 높습니다. 월요일 자살률이 15.7%로 가장 높은 걸 보면 Manic Monday란 노래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으며, 월별로는 5월 자살률이 10.4%로 가장 높아 잔인한 달은 4월이 아니라 5월로 정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교육정도를 보면, 초등학교 졸업 이하 자살이 75.6%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대졸 이상 비율은 4.1%로 낮았습니다. 가사노동·무직자 비율이 79.4%인 걸 보면 자살과 빈곤의 상관성이 매우 높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겠습니다. 리투아니아가 OECD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고, 한국이 2위입니다. 3위인 슬로베니아와의 격차가 꽤 큽니다. 리투아니아가 갑자기 툭 튀어나온 1위라면, 한국은 2010년대 줄곧 1~2위를 지키는 자살선진국입니다. OECD 국가에서 65세 이상 인구와 2~30대 인구 자살률이 해마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니 한국도 2020년 이후 베이비붐 세대가 65세, 에코 세대가 30세에 진입하는 시점의 자살률 증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합니다.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자살예방법과 자살예방대책 5개년 계획을 수립했지만 제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자살예방에 연간 8000억 원을 쓰는데, 자살률이 월등히 높은 한국은 겨우 218억 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특히 최저임금 인상으로 저임금 일자리가 급감한 2018년 경제상황이 자살률 변동에 부정적으로 반영되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자살위험자의 경제적 지원, 정신건강 증진, 모방자살 방지를 위한 정부차원의 기구도 운영해야 합니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넓게 자살공화국의 오명을 떨칠 국가적 몸부림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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