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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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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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20190315_봄날의 절규_이묘숙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이묘숙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 봄날의 절규

어느새 3월도 중순이 되어갑니다. 봄의 초입에서 설레는 맘으로 계절을 맞이하고 우리안의 에너지가 새싹처럼 움터야 할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3월에 접어들어 우리는 봄이 아닌 제5의 계절의 역습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심지어는 숨쉬기조차도 불편한 고통스러운 날들을 맞이하기도 하였습니다. 때 아닌 안전안내문자와 재난에 가까운 심각한 미세먼지의 공습에 어찌할 바를 모른 체 대책없는 공포감마저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라고는 외출 자제와 마스크 착용 그리고 차량운행 자제. 그저 그 정도에서 뉴스의 초미세먼지 농도 안내를 마치 일기예보처럼 하루하루 점검하며 생활하는 삶이 일상이 되어 갑니다.

혹시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라는 작품을 아시나요? 그림 작품 속의 인물이 놀라 입을 크게 벌리고 비명을 지르는 듯한 모습이 아주 인상적인 유명한 회화 작품입니다. 유령처럼 일그러진 잿빛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는 사람의 강렬한 모습으로 인하여 한번 그림을 보신 분이라면 누구라도 그 그림 속 인상을 쉽게 지울 수 없을 정도입니다. 작품 속 인물은 말 그대로 비명을 지르며 절규하는 바로 그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림속의 풍경도 강렬합니다. 절규하는 사람 뒤로 보이는 풍경은 검푸른 바다 거친 물결이 펼쳐져 있고요. 그 푸른 물결 바다 위 하늘에는 핏빛하늘과 구름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뭉크가 멋진 풍경화도 아닌 이다지도 기괴하고 강렬한 작품을 왜 그렸을 까요? 그는 산책을 나갔다가 갑자기 하늘이 핏빛처럼 붉어졌고 그만 공포에 떨며 강력하고 무한한 절규가 대자연을 가로지르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바로 그가 순간에 느낀 공포를 그대로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오늘날 발전된 과학의 힘이 이 작품의 요동치는 듯한 붉은 빛 하늘에 관해 흥미로운 이야기를 밝혀내고 있는데요. 분석에 따르면 1883년 8월 27일, 인도네시아에서 대규모의 화산 폭발이 일어났고 그 결과 엄청난 화산재가 대기 중으로 퍼져 나가면서 지구 반대편의 일출과 일몰을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모습으로 바꿔놓았다고 합니다. 특히 파장이 긴 붉은 빛이 대기 중에 퍼져 북유럽 하늘을 붉게 물들였다고 하는데요. 뭉크가 바로 이 현상을 목격하고 그림을 그렸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바로 지금 우리도 뭉크의 그 절규를 느끼고 있습니다. 그 공포의 하늘보다 더 공포스러운 것은 붉은 하늘이 아닌 잿빛의 뿌연 하늘과 텁텁한 공기가 날마다 우리의 일상을 뒤덮고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는 화가 뭉크의 절규보다 더한 절규를 체감하며 지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초미세먼지의 공습에 그저 절규할 수밖에 없는 우리에게 맑고 상쾌한 해결책은 없을까요? 화창한 봄날과 봄내음 향기로운 그런 봄날을 위해, 미세먼지 해법이 필요한 요즘입니다. 우리에게 더 이상의 절규가 없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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