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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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지속가능한 지역축제는 가능한가_장용석 문화기획자_20190207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장용석 문화기획자

■ 지속가능한 지역축제는 가능한가

이웃나라 일본에 타카츠키 재즈페스티벌이라는 음악축제가 있습니다. 오사카 북쪽의 작은 소도시인 타카츠키는 고베, 오사카, 교토라는 대도시의 틈바구니에 있는 작은 도시입니다. 바다도 없고 찬연한 관광자원도 별반 없는 이 위성도시에 매년 5월 첫째 주에 재즈 페스티벌이 열립니다. 그런데 이틀 동안 20여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다녀갑니다. 무엇이 이토록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일까요?

타카츠키 재즈페스티벌의 공연장은 도시의 모든 음악카페(BAR), 극장, 교회, 자투리 공간, 학교 운동장, 지하철 역 광장, 심지어 그들이 신성시 하는 신사(神社)도 공연장으로 활용합니다. 축제의 날만큼은 타카츠키의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참여자가 됩니다. 마을 곳곳이 축제의 장소가 되며 흔쾌히 그들의 일상에 축제가 스며드는 것을 타카츠키 시민들은 즐기며 만끽합니다. 단순히 관광객이 많이 오거나 경제적인 이익을 넘어서는 타카츠키 재즈페스티벌의 효과입니다. 누구의 도움 없이 시민 스스로 자율적으로 태동된 이 음악축제는 이제는 타카츠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행사가 됐습니다.

호주 애들레이드 워매드 페스티벌(Womadelaide)는 매년 3월에 열립니다. 남호주(South Australia)주의 주도인 애들레이드는 슬로건이 Festival State일 정도로 축제가 지역의 중심 산업입니다. 애들레이드는 특히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도시의 핵심적인 축제가 열리는데,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워매드는 매일 7~8만명의 관객이 모입니다. 하루 입장료가 우리 돈으로 약 13만원 정도, 100개 이상의 지역 상인들의 부스(부스료 4,000~6,000호주달러)가 참여하고, 스폰서와 기부까지 받는 이 축제는 철저하게 수익 중심입니다. 4일간 개최하는 동안 약 300억원 이상을 법니다. 축제가 번 수익의 반 이상은 지역사회에 다시 환원됩니다. 이같은 외국의 축제 사례를 보면서 과연 우리 지역의 축제는 현재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반문해봅니다.

국내에도 이같은 성공적인 모습을 지닌 축제가 여럿 있습니다. 성공하는 축제들의 공통점은,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뛰어나고 개방적이며 지속가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속적으로 충성고객과 잠재고객을 창출할 수 있는 축제의 정체성이 일관되게 지켜진다는 점은 우리가 주지해야할 사실일 것입니다.

그리고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 하나는 지역의 축제 전문 인력 육성입니다. 이 점은 효율적인 축제조직의 운영, 지속성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정부 혹은 지자체의 보조금 등으로 운영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지역축제 등에서 볼 수 있는 공통된 현상은, 축제 운영인력도 매우 유동적이며 소모적인 구조로 돼 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사실은 축제의 브랜드가 제고되지 못한 측면도 있지만 이같은 구조가 축제의 브랜드를 제고하지 못하는 결격의 사유가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애초부터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물론 우리 지역의 축제가 모두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것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몇몇 축제는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상당한 경제적인 효과를 보고 있는 축제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하게 지속가능함과 브랜드를 구축하고 있는 축제는 드문 것도 현실입니다.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진정 우리 지역의 축제는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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