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07시 55분

다시듣기

광주MBC 라디오칼럼_복지주도성장_강용 학사농장 대표_20190114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50~07:5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강 용 학사농장 대표

■ 복지주도성장

무일푼으로 꿈과 열정만 가지고 농업을 창업한지 26년이 되었습니다. 큰 회사는 아니지만 그래도 많은 소비자들이 기억이라도 하는 농장으로 성장 했으며, 위기도 많았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친환경 농가들과 직원들 그리고 정년이 훨씬 지난 분들까지 비록 낮은 임금이라도 함께 하며 나름대로의 공동체를 꾸려왔습니다.

그런데 작년 연말 연세 드신 몇 분의 식구들과 원치 않은 이별을 했습니다. 직원을 해고시킨 적이 거의 없었는데, 언제 부터인지 신규직원 채용은 물론 함께 해온 직원들조차 유지해 가는 것이 참 버겁습니다. 특히 너무 급격하게 오른 최저임금에 작년까지는 더 아끼며 버텨봤지만 올해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 부득이 근로 계약을 연장하지 못했습니다. 요즘엔 최저임금 때문에 힘들어도 마치 악덕 업주처럼 보일까봐 힘들다고 말하기도 눈치가 보입니다.

최저임금도 못줄 것 같으면 문 닫으라는 비난이나. 과거 정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냐는 정치인도 봅니다. 대권 후보로 꼽히는 어떤 분은 최저임금 때문에 힘들어 30년을 함께 일한 사람을 내보내서 가슴이 아프다는 시청자의 하소연에 30년 동안이나 최저임금을 준다는 것이 말이 되냐고 비판을 합니다. 그나마 그렇게라도 나누며 살아온 사업자들은 무능과 착취로 매도되고.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보다 과장된 엄살이라는 정치인들이나, 정책의 의도와 다르게 나타나는 고용 현실이 정치적 프레임으로 가는 모습들을 볼 때면 더욱 힘이 빠집니다. 단지 ‘아프니까 아프다’고 말한 것뿐인데 말입니다.

사회의 다양한 산업들을 모두 자동차와 서비스 산업의 기준으로만 재단 할 수는 없습니다. 농산물은 최저임금이 올랐다고 최저 가격을 보장해주지도 않을뿐더러 20년 전 가격으로 폭락해도 하소연 할 곳 없이 손해를 감수하고 살아가야 합니다.

돈은 모으기 위해 버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당장 쓰기 위해서 돈을 법니다.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려야하는 이유가 임금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저소득층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이 목표라면, 급격한 임금인상보다 서민들의 돈 쓸 곳을 급격하게 줄여주는 것은 어떨까요? 서민들이 진짜 힘들어 하는 것은 최저임금을 올려도 해결하기 어려운 ‘주택과 의료와 교육비’입니다. 9만 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는 52조원이면 대학생 전체의 학비를 10년간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20만가구가 수도권에서 전세를 얻을 수 있는 금액입니다. 기초 생활이 보장되면 급여가 좀 적어도 일하지 않을 이유는 없어 고용률이 좋아지고, 기업들은 일자리를 늘려 세금을 더 많이 내고, 그 세금으로 복지가 확대되어 억대연봉이 아니더라도 기초가 보장되어 은퇴가 기다려지는 그런 대한만국을 희망해 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