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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내부고발자 폭로와 시스템 개혁의 필요성_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흥노 교수_20190108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이흥노 교수
■ 내부고발자 폭로와 시스템 개혁의 필요성
문재인 정부는 기회의 평등함, 과정의 공정함, 결과의 정의로움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해 왔습니다. 신재민 전 사무관은 과연 현 정부의 의사결정과정이 공정한가 라는 문제를 들어 유튜브에 폭로하였습니다. 경제부총리조차도 대통령을 언제든지 찾아가 국정을 논의할 수 없는 청와대 비서진 중심의 국정운영 시스템의 문제 등 문재인 정부에서까지 이어지는 정부의 정책의사결정 과정의 불공정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러나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보면, 참 잘했다! 공익을 위한 제보이며, 저런 제보가 우리 사회에 더욱 많았으면 좋겠다! 선뜻 이런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조직에 속한 누군가가 뛰쳐나와 폭로라는 것을 하면 동료와 상사를 곤란하게 만듭니다. 폭로라는 네거티브 전략은 조직 속에서 착취당해온 약자가 취하는 마지막 수단 정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실무담당자는 세밀한 부분은 잘 알 수 있지만, 그가 다루는 정보는 그의 업무 영역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으므로 오랜 경험에 비추어 결정을 내리는 조직의 수장이 내리는 최종결정을 믿고 따르는 것이 보다 더 과정에 충실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인 것입니다.
그런데, 조심해야 합니다. 위에 열거한 사고는 과거의 것일 수도 있습니다. 폭로하는 사람이 크게 주목 받을 수 없었던 시대를 살아냈던, 옛 사람들의 사고일 수도 있는 것이지요. 미래세대는 앞으로 새로운 방식으로 사회의 중요한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런 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되면 우리 사회가 과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그것이 충족되지 않을 때 안정된 자리마저도 박차고 나가버리는 신세대가 이끌게 되는 미래 사회가 어떻게 전개될지 두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사무관이 지적한 시스템 문제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적자 시에 써먹으라고 편성해 준 국채발행 권한은 흑자가 났을 때는 폐기하고 소멸시키는 게 맞을 것 입니다. 추가 예산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회에 보고하고 다시 승인을 받아 집행하는 게 맞을 것입니다. 경제부총리조차도 대통령을 언제든지 찾아가 국정의 중요사안을 논의할 수 없는 정부 내 의사결정구조의 비효율성은 심각하게 개혁을 고려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이 됩니다. 담당사무관조차 납득할 수 없는 업무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더욱 납득이 안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밀실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후다닥 집행하는 관행은 지양해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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