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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스스로, 또 함께 성장하는 2019년_전남대학교 한은미 부총장_20181224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전남대학교 한은미 부총장
■ 스스로, 또 함께 성장하는 2019년
얼마 전 경기 수원지방법원에서는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인 한 선수가 증인으로 출석해서 선수 생활 중 겪어온 코치의 폭행에 대한 진술이 있었습니다. 최근 체육계를 폭력의 숲이라 칭하는 언론지 상의 타이틀과 이어지는 동료 선수들의 증언을 접하면서 교육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몇 해 전 추운 겨울, 스키장 리프트에 앉아 올라가고 있는데 앞 6인승 리프트에서 앉은 청년이 한 초등학생을 꾸짖다가 손에 쥔 긴 스키폴로 때리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뒤에 앉은 제가 소리치며 제지했지만 들리지가 않았고, 도착 후 행인일 뿐인 내게까지 위협적인 그 코치 앞에서 학생 어머니와 통화를 했습니다. 학생은 부모가 원해서 스키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호소를 했고, 어머니는 그렇게 맞고 있는 줄을 몰랐다는 얘기였습니다.
‘폭력 속에 배운 아이는 성공하더라도 훗날 배운 폭력으로 후배를 가르치게 됩니다. 빛나는 선수의 영예가 주어져도 결코 행복한 어른이 될 수 없습니다.’ 그때 제가 그 코치와 학생 보호자에게 해주었던 마지막 말이었습니다.
‘폭력이 행해지지 않았으면 그만큼의 휼륭한 선수가 되기 어려웠지 않았을까요?’ 하는 방송 뉴스 앵커의 질문에 피해 빙상선수의 동료는 공부하지 않는 리더를 지적했습니다. 더 나은 훈련방법이 있는데도 공부하지 않고 예전에 배워왔던대로 습관화된 코치를 해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그 공부라는 것은 책 공부이든, 경험 속 세상 공부이든, 성찰을 통한 마음 공부이든,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는 학습일 것입니다. 육체적 훈련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동기부여’는 상대의 마음을 살피고 나를 다스리는 공부가 우선일 것입니다. 성공한 선수들의 비밀은 경쟁인 상대 선수인 것 같지만 결국 ‘어제의 나’를 경쟁자로 삼아 스스로 향상되는 것일겁니다.
대학의 학습환경도 시대에 따라 크게 변해가고 있습니다. 공학계열 학생들은 산업현장에서 부딪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졸업 논문 대신 작품을 기획, 설계, 제작하는 전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 과정으로 “캡스톤 디자인”이라는 창의적 종합설계 과목이 필수화 되어 있습니다. 대학이 제시하는 프로그램 속에 학생 스스로 기획하고 더불어 해결해가는 ‘스스로 그리고 더불어 프로그램’과 같은 내적동기를 존중하는 교육을 버무릴 때 학생들이 성취도가 높았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은 한 해의 나를 되돌아보게 되는 때입니다. 삶이 너무 무거워 뒤를 돌아다보니 나를 붙잡는 것이 나의 그림자이더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새해에는 타인의 채찍보다는 스스로를 격려해가며 함께 성장하는 시간이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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