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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건강한 담배_학사농장 강용 대표_20181213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학사농장 강용 대표
■ 건강한 담배
많은 각오와 결심으로 출발했던 새해가 불과 엊그제 같은데 2018년의 달력이 한 장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새해 결심 중 1위는 아마도 금연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저도 유기농 하는 사람이 무슨 담배를 피우냐는 주변의 핀잔에,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건강한 담배는 없을까 상상도 해보며, 덜 해로운 담배를 찾아 비겁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혹시 건강한 담배는 없을까요? 미국에서 1960년대 이전까지 담배는 ‘건강식품’이었습니다. ‘식사 후 소화를 돕는다고 흡연이 권장되었고, 미국의사협회(AMA)나 질병통제센터(CDC)까지 담배를 옹호했으며, 신문, 잡지, TV 등의 담배 광고 모델은 카우보이 이전에는 의사였답니다.’ 이런 이야기가 쓰인 책을 보면서, 담배가 건강식품이라고 했던 그때 그들은, 과연 진실을 몰라서 권장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담배가 해롭다는 여론이 일어나자 담배회사들은, 무해하다는 수많은 논문과 실험의 근거를 내세워 무해를 주장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투쟁과 천문학적인 소송에 의해 오늘날 결국 유해하다고 밝혀졌습니다. 국내에서 소송을 진행했던 모 변호사의 가족이, 담배회사를 비호하는 너무 많은 세력들의 압력으로 너무너무 힘이 든다고 토로하던 기억이 납니다.
1960년대 탈리도마이드라는 진정제 신약이 세계적으로 시판되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6개월쯤 지나 유럽 등 48개국에서 만2천명에 달하는 매우 심각한 기형아가 태어나는 치명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가장 큰 시장 미국에서는 피해를 입은 아이가 17명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미국 FDA 담당 심사관은 부작용을 의심하여 제약회사에 검증을 요구했고, 제약회사는 엄청난 자금과 로비를 통해 압력과 압박을 가했지만, 심사관은 압력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검증을 요구했습니다. 그 사이 다른 나라에서 엄청난 부작용이 발생했고, 결국 미국에서는 판매가 되지 않아 대재앙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사실과 진실은 논란과 갈등 은폐와 엄폐 속에 쌓여 있습니다. 100% 완벽하게 모든 것을 검증할 수는 없겠지만,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들마저도, 기득권이나 관련 업계들을 비호하기 위해 수많은 청부 과학이나 청부 자료들이 조작되거나 짜깁기 되어진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수 천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도, 매일 아무 느낌없이 먹는 식품첨가물도, 무해하다며 마구 수입해대는 유전자변형식품도. 국민들은 힘들다는데 통계가 그렇지 않으니 과장되었다던 정부도. 어떤 논리를 펴더라도 ‘건강한 담배’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피해자는 결국 우리들입니다. 2019년부터는 더 이상 사회 전반에서 특정한 집단이나 기득권의 이득을 위해 뉴스나 논리가 만들어지지 않고, 사실과 정의를 향해가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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