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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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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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농업인의 날_강용 학사농장 대표_20181112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농업인의 날

청취자 여러분. 이 칼럼을 쓰고 있는 지금은 11월 11일입니다. 11월 11일이면 무엇이 떠오르십니까? 11월 11일은 홀로 설 수 있는 숫자인 1자가 365일 중 가장 많고, 또 4개의 1자가 기둥이 되어 세상을 균형있게 떠받치고 있는 안정감이 느껴지는 날입니다.

슬프게도 많은 사람들은 긴 막대기과자를 나누는 날을 연상하지만, 11월 11일은 국가가 지정한지 23년째인 바로 ‘농업인의 날’입니다. 농자천하지대본이라는 말처럼 한자의 흙토 자를 풀어보면 열십 자와 한일 자로 즉 11로 되어있습니다.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가는 세상의 근본을 담고,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농업인의 날로 제정하였습니다.

역사자료에는 고구려의 건국 때부터, 조선시대의 왕들까지 농사를 권하는 날을 매우 중요시하였으며, 신라시대부터 토지의 신과 곡물의 신을 상징하는 사직단을 만들어 국가와 백성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지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맹자는 “백성이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고 임금은 여기에 비해 가벼운 것이다.”라고 할 만큼 중국이나 우리나라는 농업이 국가의 근본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배고픈 보릿고개를 넘은 언제부터인지 산업화가 우선되면서 WTO, FTA등 국제 통상의 협상 때마다 핸드폰과 자동차의 수출을 위해, 쌀, 소고기, 과일 등 우리농촌의 생존 작물의 수입은 농업인들이 미처 준비하고 적응할 겨를도 없이 최우선적으로 개방되었습니다. 그 결과로 인해 떨어진 농업의 경쟁력을 많은 경제 관료들은 ‘우리 농업은 경쟁력이 부족하다’라고 표현합니다. 마치 원래부터 그랬던 것처럼요.

내년도 국가예산은 올해보다 9.7%가 증가했지만 농업 예산은 1% 늘었습니다. 작년 국가예산이 7.1% 증가했지만 농업은 0.03% 증가했습니다. 그 전 해에도 그 전전전 해에도 사실 농업은 늘 이래왔습니다. 예산의 %를 떠나 국가 지도자들의 관심이 단순히 저울로 잴 수 있는 지식만을 기준으로 결정된다면 우리는 물을 얻기 위해, 들판이 주던 정서를 대신 얻기 위해, 우리 후손들은 우리를 원망하며 더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 농업예산은 겨우 3.6%에 지나지 않습니다. 겨우 3.6%..! 대통령께서 하셨던 말씀입니다. 비록 예산은 겨우 3.6%에 불과하더라도, 최소한 국가의 관심과 의지만큼은 100% 200%이상이 되기를 진심으로 요청 드립니다. 여러분, 11월 11일은 4개의 기둥으로 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바로 농업인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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