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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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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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교육인가 방임인가_학사농장 강용 대표_20181029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학사농장 강용 대표

■ 교육인가 방임인가

서기66년 로마와 유대왕국 간에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패배를 예견한 한 유대인 학자는 로마군 대장을 찾아가, 다 파괴하더라도 학교 하나만은 남겨줄 것을 부탁합니다. 결국 예루살렘을 포함한 왕국은 멸망하고 백성들은 뿔뿔히 흩어져 국가도 국민도 없이 2천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때 남겨진 ‘예시바’라는 작은 학교를 통해 결국 나라를 다시 세웠고, 세계 최고 권위인 노벨상의 30%를 유대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종교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몇 년 전 어떤 고등학교에서 강의 요청을 받았습니다. 누구를 가르칠 정도로 지식과 지혜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고등학생 시절 방황하던 기억에 경험 한 조각이라도 도움이 될까하여 강의를 하기로 했습니다.

강의 전 선생님께서 ‘떠들고 집중을 못 하는 학생들도 좀 있는데 이해 좀 부탁드릴게요.’ 라는 당부의 말에 ’아이고 저도 다 그렇게 컸는데요. 뭘.’ 라고 웃으며 답을 하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막상 강의를 시작하는데.. 그 자리에 선 것을 후회하는 데는 채 5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불과 한 시간짜리 강사로 서 있었지만, 학생들에겐 투명인간인 듯, 너무나 자연스럽게 아무런 눈치도 보지 않고 자거나 떠들고, 앞을 보지도 않는 황당한 상황들을 수업시간 내내 보면서, 이것을 다르다고 해야 할지 틀리다고 해야 할지 참 혼란스러웠습니다.

그 견디기 힘든 절망감속에서 그나마 쳐다보는 몇몇 학생들의 눈빛이라도 보며 강의를 겨우 마쳤습니다. 강의 후 선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자괴감마저 든다던 그 날 그 선생님의 하소연은 아직도 가슴속에 흉터처럼 남아 있습니다. 모든 학교와 학생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그러나 고등학교를 성실하게만 다니지도 않았던 제 눈에 조차도 그 날의 학교의 모습은 솔직히 절망감이 느껴졌습니다.

주변의 선생님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대부분 교육자의 꿈을 가지고 선생이 되었지만, 어찌 할 수 없는 제도 속에서 의욕은 결국 생계라는 현실에 부딪친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학생인권은 당연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 인격과 상식을 더 채워야 하는 학생들에게, 인권이라는 울타리가, 선생님의 교권이 다가가기 어려울 정도로 넓어, 가르치거나 채우는 것을 돕기조차도 힘들다면, 그것은 인권을 존중하는 것보다 오히려 학생들을 방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 학교의 모습이 맞는건지 아닌지 저 같은 농부가 어찌 판단하겠습니까만, 현재 사회의 모습이 몇천년 전부터 어제까지의 교육의 결과이듯, 오늘의 교육은 내일부터 몇천년 뒤까지 우리 후손들에게 어떤 모습으로든 나타날 것입니다. 요즘 사회의 모습을 보면서 내일의 모습이 어떨지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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