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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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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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광주의 새로운 민주주의 실험_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김은희 교수_20181026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2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김은희 교수

■ 광주의 새로운 민주주의 실험

지역의 오랜 난제인 광주 도시철도 2호선 찬반 여부를 묻는 공론화 과정이 이제 중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번 광주 공론화는 지난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와 같은 숙의형 공론화로, 광주에서는 처음 시행하는 것입니다. 비록 숙의 과정의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이 과정이 민의를 반영하는 새로운 민주주의 방식인 이유는 일반 시민이 어떤 사안을 충분히 이해한 뒤 내리는 판단은 신뢰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기본원리에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의 정책 결정을 지자체의 독단이나 사회단체의 압력만으로 결정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일반시민의 결정인 사전 지식 없이 이루어지는 여론조사만으로 정책이 결정되지 않고, 일반시민의 학습과 토의과정 후에 시민 스스로가 자신의 의사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방식과 큰 차이가 있습니다.

무작위추출방식의 전화조사를 통해 시민참여단의 참가여부를 묻기 때문에 광주시민 중에 아직 누가 시민참여단에 참여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참여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열의를 가지고 자신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이끌어 낸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숙의과정에 참여하는 것이야말로 이번 공론화의 핵심적인 열쇠인 것입니다.

공론화 위원회는 이런 공론화 추진과정을 최대한 공정한 절차와 시스템을 통해 추진하여 시민이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번 공론화 의제는 이미 오랫동안 찬반양측의 전문가 토론이 이루어져왔습니다. 이제 공론화 과정에서 전문가, 이해당사자들은 그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토대로 비전문인인 일반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득하고, 또한 찬반 양측 모두 시민참여단의 최종 결정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찬반양측의 결과에 대한 수용을 기본전제로 공론화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공론화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시민참여단의 결정은 공론화 위원회의 최종 권고안에 그대로 반영이 될 것이고, 이것은 단지 어느 한쪽 편의 의견이 아닌 전체 시민의 결정이라 할 수 있기 때문에 찬반 양측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지역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시간과 많은 사회적 비용을 들여 공론화 과정을 통한 아래로부터의 민주적 시민 의사결정이므로 지자체나 찬반 양측은 이렇게 이루어진 결정을 마땅히 존중하고 수용해야 할 것입니다.

현재 서울, 인천, 부산 등 거의 모든 지자체에서 각 지자체별로 안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을 공론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광주가 공론화 과정이나 결정 이후의 수용방식에 있어서도 민주화의 도시답게 지자체 공론화의 바람직한 모델을 보여줄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이를 통해서 광주는 한 단계 더 성숙한 민주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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