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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돕는다는 것_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김요수 감사실장_20181015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김요수 감사실장
■ 돕는다는 것
아장아장 걷은 아이가 넘어집니다. 잽싸게 달려가 일으켜 세우고, 우는 아이를 달랩니다. ‘이쪽으로 가지 말라고 했잖아’ 야단을 치며 흙 묻은 옷을 털어줍니다. 아이는 어른의 손길에 안심하고, 다시 해맑게 웃습니다. 넘어진 아이를 돕는 일입니다.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안쓰럽기는 하지만 우는 아이가 스스로 일어나서 흙 묻은 옷을 털어내는 걸 지켜보는 일입니다. 다른 집 아이들은 잘도 하는데 내 아이는 못하니까 짜증이 날지도 모르지만 아이는 스스로 일어나는 일을 터득합니다. 아이가 터득을 하면 잽싸게 뒷감당할 일 줄어듭니다.
공부하는 아이가 성적이 떨어집니다. 후다닥 과외선생을 붙이고, 떨어진 성적을 붙들려고 애를 씁니다. ‘지금은 공부를 할 때이고, 이렇게 공부를 해야지’ 설교를 합니다. 아이는 어른에게 기대어 요령을 배우며 성적 올리기에 안간힘을 씁니다. 성적이 떨어진 아이를 돕는 일입니다.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힘들겠지만 왜 공부를 하는지, 무슨 공부를 하고 싶은지,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지를 이야기해봐야 합니다. ‘저 정도도 제대로 못하다니’ 답답한 마음이 앞서겠지만 아이가 스스로 갈 길을 찾는 일입니다. 아이가 스스로 갈 길을 찾으면 재미있게 공부를 합니다.
아이들이 대학 입시에 실패합니다. 얼른 실력 있는 학원을 찾아 보냅니다. 창업에 실패하기도 합니다. 재빨리 인맥을 끌어다대고, 돈을 보태주기도 합니다. 아이 눈치 보느라 안 그런 척하기도 하지만‘내가 젊었을 때는~’하면서 잔소리를 늘어놓습니다. 젊은이들은 부모의 힘을 등에 업고 버팁니다. 실패를 한 아이를 돕는 일입니다.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가는 길이 맞는지, 왜 실패를 했는지 분석을 하고, 새로운 길도 찾아보고, 실천할 수 있는 계획도 짜봐야 합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고, 참을성이 필요하기도 하겠지만 젊은이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젊은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지켜보고 북돋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무엇을 어떻게 돕는 일이 옳은지는 저도 모릅니다. 다만 돕는 일이란 잘못을 덮어주는 일이 아니고, 잘못을 덧칠해서 억지로 세우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돕는 일이란 할 수 있는 일을 찾도록 도와주고, 좋아하는 일을 하면 북돋아주고, 좋은 일을 했을 때 칭찬을 해주는 일입니다. 좋은 일을 하려고 하면 좋은 사람을 소개해주고, 잘 만든 물건은 돈을 주고 사주는 일입니다.
아이들만 꼭 그러겠습니까? 우리 이웃들도 비난보다는 칭찬에 힘을 얻고, 명령하기보다 의논을 하면 좋은 아이디어를 냅니다. 오늘은 좋은 사람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 한번 생각해보는 하루를 보내시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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