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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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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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지구의 분노_국립중앙박물관 박중환 학예관_20180906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국립중앙박물관 박중환 학예관

■ 지구의 분노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지 백년 만에 가장 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맞은 가을은 특별합니다. 서늘한 가을 바람 앞에서 그 혹독한 무더위가 던진 메시지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살만하게 되었지만 다가올 내년 여름을 생각하면 벌써 공포가 느껴집니다. 뜨거운 여름이 다시 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기요금을 깎아주거나 폭염을 국가재난으로 선포하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산업활동이나 자동차배기가스 등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 가스들이 지구의 복사열을 흡수해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세계의 과학계가 동의하고 있습니다. 대기 중에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에는 280ppm 정도였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2015년에는 그 농도가 399ppm으로 늘어났습니다. 43%나 증가한 것입니다. 여름에는 더 더워지고, 겨울에 더 추워지는 양극화 현상이라는 것도 지구 온난화로 녹아내리는 빙하 때문에 한파가 남하한 것입니다. 빙하가 거의 사라진 2010년경부터는 겨울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것이 관측됩니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를 걱정하면서도 산업활동이 위축되는 것이나 개개인이 감수해야 할 불편을 두려워합니다. 하지만 산업이 아무리 발달해도 아무리 좋은 자동차를 타고 다녀도 지금처럼 지구가 뜨거워져 간다면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가혹한 여름을 보낸 지금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이 시대의 의무를 깨달아야 합니다. 타는 듯한 고통속에서도 깨닫지 못한다면 우리에게, 그리고 사랑스러운 후손들에게 행복한 생존의 조건은 보장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를 보급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멀쩡한 강바닥을 파헤치는 데 돈을 쓸 일이 아니라 청정 대체에너지를 개발하는 데 더 투자해 주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가까운 거리라면 차를 타는 것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탈 일입니다. 개개인의 자가용보다는 대중교통을 더 이용할 일입니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뜨거워져 가는 지구의 분노를 막을 수 있는 큰 변화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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