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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사랑을 아십니까_지혜학교 김창수 이사장_20180904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지혜학교 김창수 이사장
■ 사랑을 아십니까
‘삶’과 ‘사랑’과 ‘죽음’! 이 세 가지는 인간이면 누구나 꼭 알아야 할 명제입니다. 그런데 현대인은 그 세 가지 질문 중에서 ‘삶’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중심으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삶’에 대한 질문 중에서도, ‘어떻게 살 것인가’에 거의 모든 관심을 집중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은 무엇이고, ‘온전한 사랑’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미 ‘사랑’을 알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습니다. 아울러 ‘죽음’이란 무엇이고,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죽음이라는 사태가 자기 자신에게는 발생하지 않을 것처럼 애써 무시합니다.
이렇게 현대인들은, 삶의 방편 즉 직업과 관련된 학습과 기술에만 관심을 기울인 나머지 사랑 학습을 통한 다른 사람들과 관계형성 훈련과 배려연습을 하지 않습니다. 또한 죽음 학습을 통한 자기 성찰과 자아를 해소할 기회를 스스로 차단한 나머지 동물적 욕망을 여과 없이 표출하고 살아갑니다.
저는 29살에 결혼을 하였는데, 결혼을 할 나이가 되니까 그냥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을 하니까 자식들이 태어나서 아버지가 되었구요. 결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무 것도 모르고, 남편과 아내가 된다는 것이 무엇인지 묻지도, 알려고도, 알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고 결혼을 했습니다. 그래서 남편이 아내를 어떻게 사랑하는지, 아버지는 자식을 어떻게 올바로 사랑하는지도 모르고서 그저 제 방식대로 아내와 아이들을 대하고 살았습니다. 당연히 아내와 자식들에게 수 많은 상처를 주어 그들을 힘들게 하고 살았지요.
사랑은 무엇일까요? 사랑에는 부모자식 간의 사랑, 남녀 간의 사랑, 친구 간의 사랑, 이웃 사랑, 인간과 자연 간의 사랑, 인간과 신의 사랑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사랑은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시키고 생기를 북돋우는 에너지가 됩니다. 사랑은 당사자들 간에 서로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살리는 에너지인 것이지요.
그런데 지속 가능한 사랑은 사랑하는 당사자들에게 같은 방향을 바라볼 것을 요구합니다. 생텍쥐베리는 어린왕자, 에서 “사랑은 서로 마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쪽을 바라보는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 유래한 ‘플라토닉 러브’라는 말의 본래적 의미도 육체적 사랑과 함께 지혜를 향해 머리를 두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사랑을 주고받는 당사자들에게 사랑은, 그것이 어떤 사랑이든 서로가 서로를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데서 시작합니다. 길들이기 시작한다는 말은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화가 필요합니다. 에리히 프롬 말처럼, 이해 다음에는 나눔과 사랑이 이루어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같은 방향을 쳐다보고 걸어가게 됩니다. 그래야 그 끝이 온전한 사랑으로 수렴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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