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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한미양국의 경제성적표_초당대학교 박종구 총장_20180829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초당대학교 박종구 총장
■ 한미양국의 경제성적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4.1%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분기 2.2% 대비해 크게 상승했습니다. 2014년 3분기 5.3% 이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미국경제의 활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률에 그쳤습니다. 한미 간 성장률이 역전되는 기현상이 발생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배경은 복합적입니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래 일관되게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메카니즘을 존중하는 시장친화적 정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감세, 규제완화, 정부지출이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2016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370만명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졌습니다. 기업 3곳 중 한 곳은 사람이 모자라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후유증을 크게 앓고 있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득 증대를 통해 경제 전반의 소득과 소비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인데 적잖은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2년간 29% 최저임금을 올림에 따라 커피숍, 분식점, 편의점 등 영세 자영업자의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이래 월 취업자 수가 10만명 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설비투자가 4개월 연속 꺾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양국의 경제성적표를 갈라놓았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 회원국 중 가장 노동경직성이 심한 나라입니다. 반면에 미국은 해고나 채용이 자유로워 경제 부침에 따라 유연하게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와 월스트리트의 활력은 이러한 유연한 노동시장과 관련이 깊습니다. 프랑스가 노동법규를 대대적으로 손질한 것은 경직적 노동시장을 혁파하지 않고는 실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현실 인식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높은 비정규직 비율과 청년실업률도 결국은 경직적 노동시장의 산물입니다.
규제개혁도 갈 길이 멉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1000개가 넘는 규제를 혁파해 44억달러에 달하는 규제 비용을 줄였습니다. 우리는 중국에서도 허용하는 원격의료 문제조차도 해결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12배나 경제규모가 큰 미국보다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친투자, 친기업 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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