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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창업지원도 규모가 바뀌어야 한다_전남대학교 경영학부 김은희 교수_20180824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전남대학교 김은희 경영학부 교수
■ 창업지원도 규모가 바뀌어야 한다
지난 8월 초 애플이 시가 총액 1조 달러, 미국 최초의 기업이 되었습니다. 지금의 미국은 업력이 그리 오래되지 않은 벤처기업이 국가 경제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과거 30년간 기존 기업의 일자리가 매년 100만개씩 사라진 반면 스타트업 일자리는 매년 300만개씩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성과에는 벤처에 대한 투자가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중국 역시 4차 산업혁명 관련, 드론, 3D, 인공지능, 바이오 등의 스타트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청년들의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고, 세계 투자자들도 중국 스타트업 기업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청년들의 창업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낮습니다. 중국 청년들의 창업 참여율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청년들이 스타트업을 도전해 볼 만한 양질의 일자리로 보지 않는다는 겁니다. 여전히 구직 선호 직장은 공무원과 공기업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창업지원에 대한 예산 비중이 크게 늘었고 올 상반기 벤처투자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청년들에게 도전 의지를 불러일으킬 정도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렇다면 창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투자액도 느는데 왜 기대한 만큼 창업에 대한 관심도, 성과도 찾아보기 어려울까요? 그 한 원인으로는 규모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벤처 창업에 대한 지원이 늘었지만 GDP 대비 벤처투자 규모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미국이나 중국의 절반에도 훨씬 못 미칩니다. 현재의 창업지원이나 투자의 규모가 기존의 인식과 분위기를 바꾸기에 역부족인 것입니다.
나라의 경제가 어렵습니다. 현물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인데 불확실한 미래의 가치를 위해 돈을 퍼부을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우리 뒤를 쫒던 중국이 이제는 미래에 대한 투자에서 이미 우리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밝은 소식도 있습니다. 벤처캐피탈 지원정책 분위기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61%나 증가하고 벤처투자를 유치한 국내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이 분위기가 실질적인 효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벤처투자분야 지원정책의 규모를 더 키워서 3-4년 꾸준한 지원 투자를 계속한다면 창업이나 창업투자의 기존의 인식과 분위기도 바뀌리라 봅니다.
또한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양질의 벤처기업이 더 많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새로운 창업자나 벤처캐피탈이 기존의 중소벤처기업의 기술력과 협력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도 정부에 의해 플랫폼으로 제공되어야 합니다. 새로운 도전은 항상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꿈을 꿀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드는 것은 정부를 비롯한 우리 기성세대의 몫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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