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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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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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성장통에 대한 성찰_조선대학교 강동완 총장_20180810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진행 김두식
■ 조선대학교 강동완 총장

■ 성장통에 대한 성찰

저는 신문을 읽을 때 뉴스는 주로 제목만 훑어보지만 창작의 글은 읽으면서 글쓴이와 생각의 대화를 해봅니다. 요즘에는 성찰에 관한 글도 많이 읽게 됩니다. 성찰이라는 말은 자신을 깊이 관찰한다는 말이지만 사실 성찰은 성장통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성장통 과정에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있습니다. ‘나만 다 옳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상대가 다 틀렸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만약 ‘나와 너’의 ‘옳고 그름’을 떠나 성찰할 수 있는 생각의 힘을 가진 인물이라면 그들은 인문학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인문학의 위기라고 합니다. ‘정말 그럴까’ 그렇지 않습니다. 인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인문 정신의 위기일 뿐입니다. ‘인문학이 없어서 세상이 혼란스러운가?’ 그렇지 않습니다. 인문학을 연구하고 관심있게 공부하는 사람들은 우리나라 4년제 197개 대학에 얼마나 될까요? 공부하는 사람들의 숫자보다 무엇보다 공동체가 붕괴되어 가는 것이 염려됩니다. 한편 종교적 신앙에도 아름다운 인문정신과 공동체 정신이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인문학의 위기라고 할까요? ‘인문학이 적어서’, ‘연구비가 적어서’ 그렇지 않습니다. 인문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람은 많지만, 진정으로 인문 정신에 기반한 성찰의 인문학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대중은 존경받고 있는 시인이나 소설가 그리고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자들 그리고 지식인의 언행일치를 살펴보게 됩니다. 그런데 이해관계가 있는 상황에서 양보와 배려 그리고 정의로운 인문정신을 찾아보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은 지식의 량이 아닙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짧은 한마디가, 공자의 핵심정신이라 할 수 있는 ‘같은 마음을 갖는다는 서(恕)’ 얼마나 깊은 뜻이 있습니까? 석가는 혁신적이었습니다. ‘빈부귀천을 떠나 모든 사람이 불성을 지니고 있다’는 평등성을 이야기했습니다. 예수는 사랑을 가르쳤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 이 얼마나 파격적입니까? 이러한 훌륭한 가르침에도 불구하고 물질에 대한 탐욕 때문에 도덕적 타락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인문학의 위기라는 것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감당해야 할 지도층과 종교인 그리고 지식인들의 치열한 성장통이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성찰할 수 있는 전문가만이 감동을 주는 리더가 될 수 있습니다. 성장통을 갖지 못하는 사람들은 앞뒤가 다른 위선, 불성실, 오만함으로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고 질문도 소통도 없습니다. 태양이 우리에게 평등하게 내려주는 햇볕은 따뜻하기도 하지만 성장통을 이겨내는 에너지를 주기도 합니다. 성장통은 젊고 늙음에 관계없이 늘 자연스럽게 오는 것입니다. 우리는 성장통을 잘 이해하여 공동체를 존중하고 감사하는 방향으로 성장해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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