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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칼럼_창의성은 멍 때리기를 허할 때_국립광주과학관 조숙경 박사_20180806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진행 김두식
■ 국립광주과학관 조숙경 박사
■ 창의성은 멍 때리기를 허할 때
2500년 과학의 역사에서 모든 과학사학자들이 동의하는 “기적의 해”가 두 번 있습니다. 기적같이 놀라운 과학적 발견이 이루어진 해라는 뜻이지요. 하나는 과학을 잘 모르는 사람도 그 이름을 들어보았을 앨버트 아인슈타인입니다. 바로 1905년입니다. 26살의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세상을 바꾸는 세편의 중요한 논문을 발표합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상대성 이론입니다.
또 다른 해는 바로 1666년입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뉴튼은 1666년에 중요한 논문을 발표하지도 않았고 또 유명한 책도 출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1687년에 만유인력법칙을 담고 있는 프린키피아를 출간합니다. 그리고 1704년에는 빛의 입자설을 담고 있는 광학이라는 책을 출간합니다. 그러면 왜 1666년을 기적의 해라고 부를까요? 뉴튼은 바로 오늘날 위대한 성과로 남는 모든 과학적 아이디어를 바로 이 해 1666년에 얻었다고 말합니다. 23살의 젊은이였을 때 모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다 얻었다고 말하고 있지요.
사실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난 뉴튼은 대학에 진학할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는 계속해서 그에게 농부가 되어 동생들을 보살피라고 말했지만, 다행히 그의 재능을 알아봐 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교장선생님과 외삼촌의 지원 덕분에 그는 캠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주변이 온통 왕족과 귀족들의 자녀였던지라 그의 맘은 편하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어떻게든 장학금을 받아야했기 때문에 일과 공부를 병행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도 대학교가 휴교를 하게 됩니다. 대대적으로 흑사병이 번졌기 때문입니다.
할 수 없이 고향집으로 돌아 온 뉴튼은 갑자기 너무 많은 시간을 갖게 됩니다. 심심하고 무료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다시 말하면 뇌를 쉬며 멍 때리기 하는 시간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는 집 앞의 사과나무 밭을 할 일없이 돌아다니다가 “어?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왜 떨어지지?” 라고 질문하게 되지요. 그것은 바로 지구가 사과를, 사과가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기 때문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그는 조그만 프리즘을 한 개가 아니라 두 개를 가지고 놀다가 햇빛은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단색광들의 혼합이라는 놀라운 사실을 얻어냅니다. 아인슈타인과 뉴튼이 만든 기적은 모두 20대 때 얻어졌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20대는 어떻습니까? 치열한 대학입시를 통과하느라 10대의 대부분을 학교와 학원에서 보냅니다. 20대에는 대학 졸업 후 직장을 찾기 위해 각종 스펙 쌓기에 매달립니다. 우리의 20대의 뇌는 인터넷만 연결하면 얻을 수 있는 각종 지식과 정보로 채우느라 너무나도 피곤합니다.
창의성이 정말로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정말로 창의성이 발현되기를 원한다면 우리의 10대와 20대에게 자유롭게 멍 때리기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어야합니다. 우리가 미래세대 물려주어야 할 자산은 바로 그들이 멍 때릴 수 있는 여건과 멍 때리기를 해도 괜찮다는 문화를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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