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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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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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7월 11일/ 김요수/ 작은 저항

김요수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감사실장
- 작은 저항


‘어이, 여기 김치 좀 더 갖다 줘’,
평소에 존경하던 선배가 어린 아르바이트생에게 반말을 했습니다. ‘존경’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건방’이란 말이 떠올랐습니다.
‘커피 좀 타 오소’,
한가한 직장 상사가 바쁜 아래 직원에게 하찮은 명령을 자주 합니다. ‘대접’해 주고 싶은 마음이 싸~악 사라지고, 정나미가 뚝(!) 떨어졌습니다.
‘허드렛일은 여직원에게 맡겨’,
자기 앞가림도 못하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남에게 떠넘깁니다. 도와주고 싶은 마음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고, 미움의 욕설이 툭(!) 튀어납니다.
나이를 따지고, 직책과 남녀를 따집니다. 얼토당토 않는 일을 당하면서 그 사람의 성격이나 고집으로 여기기 쉽지만 ‘갑질’입니다.
나이가 어리니까 감당해야지,
직책이 낮으니까 시킨 대로 해야지,
여자니까 참아야지, 하면서 그냥 넘기지만 ‘을질’입니다. 손 비비며 굽실거리는 일만 을질은 아닙니다.
갑질은 ‘차별’당하는 일이 아니라 ‘무시’당하는 일이고, 우리가 잘못한 일이 아니라 갑질한 사람들이 잘못한 일입니다. 자식 같고 동생 같아서 친한 척 하는 거라고요? 핑계입니다. 당하는 사람은 부모나 언니 오빠처럼 생각하니 않으니까 그런 핑계가 먹혀 들어가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요- 혹시 나는 피해자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곳에 가면 가해자가 되지는 않습니까?
자기도 모르게 갑질을 배워서 또 다른 가해자가 되어있지는 않습니까?
갑과 을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갑질에 익숙해져서 어떤 나쁜 일에 꾸~욱 참고 가만있지 말고, 을질에 익숙해져서 아무 곳에서나 굽실거리지 말자는 이야깁니다.
자기 잇속만 챙기는 사람, 남의 공을 가로채는 사람, 남을 헐뜯는 사람들이 갑질을 합니다. 착하게 사는 사람을 바보로 만들고, 부지런히 사는 사람을 못난 사람으로 만드는 곳이 바로 ‘갑질 사회’입니다.
모~두 제 몫을 뚝딱(!) 해내고, 어려울 때 서로 돕는 조직, 착하고 부지런한 사람이 성공하는 사회 그래서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느껴야 ‘정의 사회’입니다.
우리는 용기도 없고, 힘도 없지만 할 수 있는 ‘작은 저항’이라도 해야 합니다. 갑질을 일삼는 회사의 제품을 사지 않고, 친일과 독재의 역사를 발판으로 출세한 정치인에게 투표하지 않고, 양심과 도덕을 팽개친 사람을 감싸고돌아서는 안 됩니다.
작은 저항을 하지 않으면 큰 재앙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미래 사회는 웃음과 즐거움을 챙기는 조직과 행복한 사회만 살아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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