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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 칼럼_20180509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
■ 한국 제조업의 위기
우리나라 제조업이 위기입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주력 제조업의 경쟁력이 옛날만 못합니다. 잦은 노사분쟁, 해외수요 격감, 중국의 거센 도전으로 안팎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습니다. 한국 현대경제연구원의 제조업 경쟁력 지수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15년 5위입니다. 중국은 2005년 17위에서 3위로 고속 성장했습니다. 시간당 노동생산성도 2012년 30위에서 2015년 28위 2016년 27위로 답보상태입니다. 제조업은 민간부문 연구개발의 80%, 생산성 향상의 40%를 창출합니다. 모든 산업의 기초입니다. 제조업 없이는 국민경제의 성장이나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한계가 있습니다. 주요 경쟁국이 앞다투어 제조업 활성화에 올인하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2의 중국을 꿈꾸는 인도는 1990년대와 2000년대 정보기술 서비스 중심의 성장을 추구했지만 이후 한계에 봉착해 제조업 주도 전략으로 과감히 전환했습니다. 정보기술산업 종사자가 전체 근로자의 1%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제조 2025」 계획을 수립해 우주항공, 정보기술, 바이오의약 등 10대 전략산업을 중점 육성해 세계 제조업 강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발 미·중 무역전쟁이 점화된 것은 중국 제조업의 굴기를 우려하는 워싱턴의 대응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전기차, 인공지능 등 첨단산업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에 대해 미국의 불편한 심기가 역력합니다. 일본 역시 친기업, 친투자 정책으로 제조업 부흥을 견인합니다. 자동차와 전자를 중심으로 제조업 경쟁력 회복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습니다. 아베노믹스의 성공으로 대졸생 취업내정률이 90%를 넘고 실업률은 완전 고용수준인 2. 5%로 떨어졌습니다. 소니, 파나소닉, 히타치, 도요타, 혼다 등의 실적이 크게 호전되었습니다.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노사관계의 안정과 유연한 고용시장이 확립되어야 합니다. 세계경제포럼의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고용유연성이나 노사협력 순위는 형편없습니다. 근로자의 3. 4%에 불과한 강성노조가 사실상 노동시장을 쥐락펴락합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임금이 대기업의 54%에 그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빠르게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유연한 고용시장 덕입니다. 이중임금제, 유연근무제 등 신축적 고용정책이 효자 노릇을 했습니다.
과감한 규제개혁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부규제에 대한 기업 부담 순위가 95위입니다. 중소기업의 해외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과도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합니다. 한계기업이 2011년 2604개에서 2016년 3126개로 증가했습니다. 경쟁력 잃은 기업에 대한 온정주의가 성동조선, STX조선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시장원리에 입각한 구조개혁만이 살길입니다. 생산성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노동생산성은 주요 선진국의 70% 수준입니다. 서비스업은 제조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이지 않고서는 제조업의 지속성장은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제조업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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