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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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MBC 라디오 칼럼_시선집중광주_2018_0501

■ 방송시간 월요일~금요일 AM 07:30~08:57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최은영
■ 진행 황동현 PD
■ 5월 30일 화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통일을 위한 농업.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청취자 여러분, 식사는 하셨습니까? 제가 어릴 적에 어머니께서는 부엌의 아궁이에 장작이며 솔잎을 지펴가며 밥을 하셨습니다. 가마솥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밥 짓는 소리와 향기는 지금도 그립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석유 곤로가 부엌에 들어온 이후부터 모든 요리는 석유 곤로의 역할이 되었습니다. 당시에 석유 곤로를 처음 만들 때는 우리 기술의 부족하여 외국의 상품을 그대로 모방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모든 부품을 정교하게 만들어 똑같이 조립을 했지만 그을음만 올라오고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급해서 전문가들이 모여 아무리 찾아봐도 문제점을 찾을 수가 없었고 몇 날 며칠을 분석해 보니 문제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지나쳐버릴 정도로 너무 작고 간단한 것이었습니다. 그 회사를 위기에 빠뜨린 것은 바로 기름통 뚜껑의 미세한 바늘구멍 하나였습니다. 엊그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선 하나를 사이에 두고 한 발자국씩 넘어가고 넘어오는 모습에 박수와 감격의 눈물도 함께 흘러내렸습니다. 더불어 조심스럽지만 벌써 교류와 통일에 대한 기대도 부풀어보기도 합니다. 세계적인 투자자인 짐 로저스는 지난 3월 서울의 한 강연에서 금리가 오르면 제조업 등 대부분의 산업에서는 위기가 발생하지만 농업은 금리의 영향을 받지 않고 위기를 피해 갈 수 있는 유일한 산업이며 농업국가인 러시아는 이미 호황을 맞고 있다고 역설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이 되면 토지와 자본과 노동력이 결합되는 한국 농업은 세계 최고의 투자처가 될 것이며 미래에 필요한 인재는 주식 전문가가 아니라 트랙터 전문가라고 강조도 했습니다. 농업인의 입장에서 참 듣기 좋습니다. 65년간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은 세계적인 생태보고 DMZ에 남북이 함께하는 생태 유기농업단지를 상상해 봅니다. 남북이 함께 생산하여 양쪽의 국민뿐 아니라 세계에 한반도의 평화를 수출하여 우리 농업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농업의 종주국이 될 수 있는 상상도 함께해 봅니다. 그런데 통일 농업을 생각도 하기 전에 벌써 우려스럽습니다. DMZ 근처의 땅값이 엄청난 속도로 들썩거리고 관련 산업들도 앞다퉈 정리되지도 않은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소망하는 것이 난로라는 보여지는 형태보다 난로의 본질적인 기능이 더 중요하다면 목표를 정확히 설정하고 바늘구멍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런 치밀한 계획이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남북의 농업이 평화와 생명의 상징으로 그리고 인간과 자연이 함께 건강할 수 있는 생태농업으로 세계 농업의 최고의 중심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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