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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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20일/ 김경수/ 선거운동 제안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 613 지방선거일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6월초부터 2주일간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됩니다.
우리는 최소 2년마다 반복되는 선거로 인해 거리유세와 로고송 등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환영하는 시민이 얼마나 될까요? 시민들에게 가장 큰 불편을 주는 것은 ‘확성기 소음’ 문제입니다. 선거운동의 주요장소가 유동인구가 많은 학교, 병원, 주택가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궁금한 것은 이렇게 큰 불편을 주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홍보효과입니다. 확성기의 소리가 제대로 전달되는 영역은 좁고,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소음의 영역이 더 넓다면, 홍보효과는 역효과가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2주일 간 소요되는 유세차량들의 임대료, 미디어 홍보물 설치비, 운동원들의 인건비 등의 비용은 어림잡아도 수천 이상입니다. 참 희한한 일이 아닙니까? 홍보효과가 적고, 선거비용이 많이 들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선거운동이 매번 반복된다는 것, 또 이러한 모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것, 그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타 후보와의 경쟁심? 공명심? 아르바이트? 1차적인 원인은 후보자에게 있지만, 크게 보면 바뀌지 않는 우리의 선거문화입니다. 이와 다른 선거운동 방법은 없는 걸까요?
찾아보면 우리나라에도 창의적인 홍보사례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는 4년 전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3무(無) 선거’입니다. 3무란 확성기, 로고송, 율동단이 없는 홍보입니다. 그 외에도 운동원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지역을 돌면서 후보자의 노력을 보여준 사례, 인구 밀집지역에서 교통정리 및 쓰레기 청소 봉사 사례 등 다양합니다. 또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은 디지털 미디어 홍보도 있습니다. 4년 전 AR 증강현실 앱, 스마트 선거 앱이 홍보효과를 인정받은 적이 있습니다. 또 최근에는 드론을 이용한 사례, Ai 인공지능 앱을 활용한 사례도 있습니다.
유럽 등 선진국 선거에서 길거리 소음이나 무질서한 홍보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조용하지만 강력한 선거"라고 합니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선거가 가능할까요?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후보자의 강한 의지와 창의적인 실천이 뒤따라야 합니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후보가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모순이 더 이상 반복되질 않길 바랍니다.
이와 함께 시민들의 의식도 제고되어야 합니다. 예컨대 시민단체에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후보자에 대해서 투표를 거부하는 캠페인을 벌인다면 올바른 선거문화로 이끌 수 있지 않을까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역지사지하는 선거문화, 이것이 미래와 후손에게 남겨줄 아름다운 선거문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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