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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4월 11일/ 박종구/ 미중경제전쟁
- 미국과 중국의 경제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통상갈등에서 기술, 지식재산권, 기업 인수합병 등 모든 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첫 포문은 미국이 열었습니다. 수입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와 10%의 관세를 부과키로 하였습니다. 미국은 다시 50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1300개 수입품목에 대한 관세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중국도 질세라 14개 분야 106개 품목에 대한 관세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를 검토토록 하였습니다.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윌리엄 더들리 총재는 무역전쟁은 생산성 증가를 제약하고 경제적 파이를 축소시킨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는 완강합니다. 중국을 경제의 적으로 지칭하며 중국이 미국의 국익을 침해하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역설합니다. 대중 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무역 보좌관은 한술 더 떠 중국을 ‘세계 최대의 무역 사기꾼’으로 폄하합니다. 추이텐카이 주미 중국대사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중국의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트럼프의 신중상주의 정책은 결국 「제조업 2025」로 상징되는 중국 산업의 굴기를 막아 미국의 기술 패권을 지키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관세 부과 대상에 전기차, 산업로봇, 항공우주 등 중국의 역점 육성 품목이 대거 망라된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 우려하는 전면전으로 확대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첫째로 북핵 협상 등 양국이 서로 긴밀히 협력해야 할 부문이 많습니다. 둘째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의 정치적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습니다. 중국이 관세를 부과키로 한 대두와 돼지의 주 생산지는 트럼프 지지 기반인 팜벨트입니다. 아이오아, 네브라스카, 인디애너 등 친트럼프 성향의 지역경제가 직격탄을 맞게 됩니다. 셋째로 전면적 무역전쟁으로 비화시 미국내에서 400만명 이상의 실업자가 발생합니다. 소비자 물가도 상승합니다. 보잉, 애플, 제너럴일렉트릭 등 대 중국 수출 비중이 큰 제조업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보기술, 기업 인수합병, 지식재산권 등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것입니다. 중국의 미국기업 인수 규모가 2016년 475억달러에서 2017년 300억달러로 줄어들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에서 “외국기업에 대한 합작법인 요건을 개선해 중국의 시장 문턱을 낮추는 것이 이번 조치의 실제 목적”이라고 주장합니다. 5세대 무선통신기술을 개발중인 퀄컴사를 싱가포르에 본사가 있는 브로드컴이 인수하는 것을 막은 것은 기술이전에 대한 워싱턴의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화웨이는 무선통신기술 특허의 10%를 갖고 있는 라이벌 기업입니다. 화웨이 폰을 통신사 AT&T가 배급하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도 이런 연유 때문입니다.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미국의 불만이 큽니다. 중국을 대표적 지식재산 침해자로 보고 있습니다. 시진핑의 ‘중국몽’과 트럼프의 ‘미국 우선’이 부딪침으로 상당한 파열음이 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싸우되 헤어지지는 않는다’는 말이 미·중 경제전쟁의 실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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