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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마을_강용 학사농장 대표_라디오칼럼_20180410
■ 기획 김민호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4월 10일 화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모두가 행복한 마을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절대로 가지 않을 것 같았던 추위가 가고 온 산에 벚꽃이며 진달래 개나리가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아무리 기세등등하더라도 역시 자연의 흐름에는 누구든 무엇이든 거스를 수 없는 것이 확실합니다.추워도 너무 춥던 거리에 이제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 앉아 따듯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도 많이 봅니다. 나이와 세대에 따라 대화의 주제가 당연히 다르겠지만, 50대 중반 즈음의 제 주변을 보면 빠지지 않는 주제가 연로하신 ‘부모님 모시는 일’입니다.저 역시 얼마 전 부모님께서 병원에 계시다 퇴원하시고, 약간은 거동이 불편하셔서 모시려고 했지만 고향을 떠나 그 나마의 친구도 없는 타지에서 살아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아는지라 어떻게 하는 것이 자식 된 도리인지 참 막막합니다. 연로하신 부모님을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요양병원으로 모시려는데 그마져도 죄짓는 기분이라며 한숨짓는 친구 녀석의 하소연도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부모님의 치매 때문에 힘들어 하는 친구 녀석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우리 부모님들께서 치매는 오지 않아서 복 받은 거라고 서로 위안 삼으며 웃습니다.그런 이유로 당연히 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노인복지와 요양시설에 대해 관심이 많아집니다.10여년 전 농업 연수차 간 독일에서 sejorahaus라는 60세이상의 독거노인들을 위한 아파트식 공동주택을 본 적이 있습니다.욕실이나 거실 등 생활공간에 넘어져도 누르거나 당기기 쉬운 곳에 알람을 설치하고, 청소 표식신호를 만들어 앞집과 교차 청소 후 붙여놓은 청소표시가 자연스럽게 상황을 체크하는 시스템이 되고, 갑작스런 상황에 근처 개인병원과 알람이 연결되어 앰브런스를 바로 댈 수 있는 등 노인들이 적절하게 생활할 수 있는 치밀한 시스템의 공간구성과 운영 매뉴얼 그리고 저렴한 비용의 즐거운 노인하우스가 참 부러웠습니다.실제 독일의 노인요양표준 설계는 원전설계보다 더 엄격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치매환자들이 가장 행복한 곳을 꼽으라면 단연 네델란드의 호그벡 치매 마을을 꼽습니다. 중증 치매 환자들이 우리들의 일상처럼 쇼핑하고 미용실도가고, 텃밭에서 채소도 기르고,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극장이나 카페 문화센터도 이용하는, 정신이상자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람으로 대하는 곳, 문제인 정부의 치매국가책임제의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복지국가로 가는 것이 예산과 제도 등 여러 문제가 해결되어야겠지만, 그냥 자식의 입장에서, 우리나라에도 부모와 자식이 모두 행복해하는 다양한 형태의 치매마을이나 요양마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현재의 우리와 미래의 우리를 위해서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진행자 - 학사농장 강용 대표였습니다. 강용 대표는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하는 학사농장 유기농 농협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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