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듣기
전라도의 다양한 매력_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_라디오칼럼_20180305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3월 5일 월요일
■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전라도의 다양한 매력
◆ 황풍년 전라도닷컴 편집장 - 올해는 전라도가 역사에 등장한지 천년이 되는 해인지라 이를 기념하는 여러 가지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천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전라도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가 되어 울고 웃으며 굽이굽이 시련의 역사를 헤쳐 온 전라도사람들의 정신을 잇고 기리는 일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이야 전라도 기질과 보편성을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천 년 전에는 어땠을까요? 인삼의 고장 금산부터 바다 건너 멀리 제주도까지 전라도였으니 정말 방대한 영역이었습니다.산골부터 너른 들판, 바닷가에서 섬마을까지, 환경과 생업이 천차만별인 사람들이 어느 날 전라도라는 울타리로 묶인 셈입니다. 그 사람들이 전라도라는 소속감을 갖고 다른 지역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기질을 표출하기까지 숱한 간난신고를 겪어야 했습니다. 전라도에 가해진 끊임없는 차별과 압박의 세월이 쌓이고 쌓여 마침내 끈끈한 운명공동체가 된 것이지요. 알고 보면 말도 제각각이고 풍습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정의롭고 아름답고 맛깔나는 천년의 문화를 지켜온 겁니다. 그래서 전라도를 그저 한통속으로 여긴다면 오해고 편견입니다.우선 전라도 지역말은 산 하나 넘어 다르고 개울 이 편과 저 편이 달라집니다. 어머니의 호칭만 해도 ‘엄니, 어무니, 오매, 어매, 엄마’ 등등 많습니다.산골사람 들판사람 섬사람 도회지사람 시골사람의 언어와 기질의 폭이 무궁무진합니다. 급하고 센소리를 내는 곳도, 느긋하고 부드러운 말투도 모두 전라도말이지요. 음식에 관한 속설도 그렇습니다. 홍어가 전라도 대표 음식 중 하나지만 ‘잔칫상에 홍어를 빠뜨리면 안 되는 곳’이 전라도 전역은 아닙니다. 대체로 영산강을 따라 형성된 음식문화이지요. 섬진강 쪽은 홍어 대신 서대를 꼽고 금강이 서해로 합류하는 군산 등지에서는 서대보다는 박대를 잔치상 음식으로 자랑합니다.‘꼬막’을 까먹을 줄 알고 세발낙지를 날것으로 씹을 줄 알아야 전라도사람 취급을 하기도 하지만 그런 먹을거리를 아예 모르는 전라도사람도 있습니다. 벌교 순천 광양 등지에서 꼬막이야기가 넘쳐나듯이 고창 김제 부안 사람들은 노랑조개 이야기로 분분합니다. 자연환경에 따라 주로 서식하는 생물과 물산의 차이가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내기 때문이지요. ‘전라도는 이렇다’는 식으로 아주 쉽게 보편화를 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수없이 많은 작은 전라도들이 조화롭게 어울려 크고 아름다운 전라도를 이뤄왔습니다. 들여다볼수록 전라도가 가진 진정한 가치와 매력은 바로 ‘다양성’이라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