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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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탈출하는 아이들_김창수 지혜학교 이사_라디오칼럼_20180207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2월 7일 수요일
■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학교를 탈출하는 아이들

◆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대안학교는 주로 시골에 위치하고 있고 거의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학생들이 부모를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교에 다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교를 탈출해서 어디로 가버리는 사건(‘교출’이라고 함)이 발생하면 학생에 대한 염려와 동시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이 욕망을 좆아 집을 나가는 것을 가출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부분 가정불화나 소비적인 욕망을 따라 가출을 감행합니다. 그러나 대안학교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 즉 교출을 하게 되는 것은 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 때문입니다. 즉 ‘나는 잘 살아 왔고 잘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등의 의문에 대한 해답이 극도로 혼란스러울 때입니다. 그래서 대안학교 교사는,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학교를 떠나 무작정 어디론가 가버리는 것을 불안과 기대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저희 광주 지혜학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혜학교 개교 첫 해인 2010년 4월에 한 학생이 교출을 해서 해남 땅 끝으로 튀었습닞다. 평소에 낙천적 기질로 여유 만만해 보였던 남학생이었는데, 학교로서는 청천하늘에 날벼락 같았습니다. 막상 학교를 떠나 발길 닿는 데로 가버린 학생은 얼마나 불안하였겠으며 부모님들과 여러 선생님들도 얼마나 염려가 컸겠습니까? 그런데 오랜 경험을 쌓은 지혜로운 교사는 그 학생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아이가 드디어 부모와 교사가 지정해준 틀을 벗고 스스로 날고자 하는 날개 짓을 시작한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들레즈가 말한 일종의 탈주가 시작된 것이지요.
문명 하에 있는 인간은 코드화, 영토화 되어 있는 현실을 별 문제 의식 없이 받아드립니다. 그러나 대안학교에 온 학생들이나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낸 부모님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문명에 대한 비판자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정주를 거역하고 탈주를, 바깥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교출을 하고 돌아온 학생을 교사들은 내놓고 환영식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아직 고뇌 지수가 임계점을 넘어서지 못한 학생들이 따라 할까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출은 모방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복받쳐 오르는 혼란이 정점에 다 달았을 때 이루어져야 큰 성과가 있습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바로 그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탄생은 누가 알려주거나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그것을 알 수 있고 바로 그 때를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안학교에서 교출은 학생들을 성숙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주체가 되는 성년식 같은 것입니다.

◇ 사회자 - 김창수 교장은 국내 최초의 철학 대안학교인 지혜학교 교장을 맡고 있으며 광주전남 녹색연합 상인대표로 환경 생태운동과 평화운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2월 7일 수요일
■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학교를 탈출하는 아이들

◆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대안학교는 주로 시골에 위치하고 있고 거의가 기숙사 생활을 합니다. 학생들이 부모를 떠나 기숙사 생활을 하며 학교에 다닙니다. 그런 상황에서 교사들은, 학생들이 학교를 탈출해서 어디로 가버리는 사건(‘교출’이라고 함)이 발생하면 학생에 대한 염려와 동시에 ‘드디어 올 것이 왔다’,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사람이 욕망을 좆아 집을 나가는 것을 가출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부분 가정불화나 소비적인 욕망을 따라 가출을 감행합니다. 그러나 대안학교 학생들이 학교 밖으로 나가는 것, 즉 교출을 하게 되는 것은 주로 자기 자신에 대한 물음 때문입니다. 즉 ‘나는 잘 살아 왔고 잘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등의 의문에 대한 해답이 극도로 혼란스러울 때입니다. 그래서 대안학교 교사는, 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학교를 떠나 무작정 어디론가 가버리는 것을 불안과 기대의 눈으로 바라봅니다.
저희 광주 지혜학교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혜학교 개교 첫 해인 2010년 4월에 한 학생이 교출을 해서 해남 땅 끝으로 튀었습닞다. 평소에 낙천적 기질로 여유 만만해 보였던 남학생이었는데, 학교로서는 청천하늘에 날벼락 같았습니다. 막상 학교를 떠나 발길 닿는 데로 가버린 학생은 얼마나 불안하였겠으며 부모님들과 여러 선생님들도 얼마나 염려가 컸겠습니까? 그런데 오랜 경험을 쌓은 지혜로운 교사는 그 학생이 얼마나 대견한지 모릅니다. 아이가 드디어 부모와 교사가 지정해준 틀을 벗고 스스로 날고자 하는 날개 짓을 시작한 것을 알기 때문이지요. 들레즈가 말한 일종의 탈주가 시작된 것이지요.
문명 하에 있는 인간은 코드화, 영토화 되어 있는 현실을 별 문제 의식 없이 받아드립니다. 그러나 대안학교에 온 학생들이나 대안학교에 아이를 보낸 부모님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문명에 대한 비판자들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들은 정주를 거역하고 탈주를, 바깥의 세계를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그렇게 교출을 하고 돌아온 학생을 교사들은 내놓고 환영식을 하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아직 고뇌 지수가 임계점을 넘어서지 못한 학생들이 따라 할까 걱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교출은 모방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에서 복받쳐 오르는 혼란이 정점에 다 달았을 때 이루어져야 큰 성과가 있습니다.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바로 그 때가 있습니다. 새로운 탄생은 누가 알려주거나 해결해 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오직 자신만이 그것을 알 수 있고 바로 그 때를 알 수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대안학교에서 교출은 학생들을 성숙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주체가 되는 성년식 같은 것입니다.

◇ 사회자 - 김창수 교장은 국내 최초의 철학 대안학교인 지혜학교 교장을 맡고 있으며 광주전남 녹색연합 상인대표로 환경 생태운동과 평화운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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