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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만점_김창수 지혜학교 이사_라디오칼럼_20180131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월 31일 수요일
■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수능만점
◆ 김창수 지혜학교 이사 - 2018학년도 수학능력 시험에서 비인가 대안학교인 ‘광주 지혜학교’ 졸업생이 만점을 받아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장하다’는 이야기에서 부터 ‘대안학교에서조차 수능시험에 몰입하느냐’는 비난까지 여러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안학교란 ‘문제아가 다니는 학교’, ‘중도탈락자 학교’, ‘공부와는 담을 쌓고 노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 라는 이미지로 각색 되어 있습니다. 그런 대안학교 졸업생이 재수를 해서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다니! 그 사건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안학교는 세 가지로 분류가 됩니다. 첫째로는 우리 사회가 알고 있는 중도탈락자들이 다니는 학교이고 두 번째로는 승마나 정보통신과 같은 특정한 분야를 가르치는 특성화고등학교, 마지막 세 번째가 인문적 가치를 가르치는 대안학교가 그것입니다. 우리나라 대안학교는 주로 첫 번째 유형과 세 번째 유형의 학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중도 탈락자 대안학교든 인문적 가치를 교육하는 대안학교든 모두가 인문·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한다는 것입니다. 인문·사회적 가치를 중요시 한다는 말은 사람됨의 교육을 중요시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이번에 광주지혜학교 졸업생이 수능만점을 받은 사건은 그 학교 교육의 목적이 아니라 결과입니다.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기자는 ‘대안학교의 철학·인문학 공부가 입시에 도움이 됐느냐?’고 물었습니다. 거기에 수능만점 당사자인 심지환 군은 “알게 모르게 도움이 됐겠지요. 하지만 사실 ‘대안학교에서 얻은 지식이 입시에 쓸모가 있느냐’, 로 대안학교를 재단하는 것은 부질없다고 생각합니다. 대안학교에서 배운 것은 삶 전반에 관한 것이니까요. 서로 목적이 다르지 않나요?” 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공교육이 학생들의 자율성과 주체성, 그리고 소질과 특성을 무시하고 일방적인 입시위주의 교육을 하는 한에서는 교육현장의 비인간화와 황폐화는 필연적입니다.
어쩌면 인문계적 대안교육은 교육이 정상화 되었을 때의 학교의 모습이라고 이해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입니다. 철학적, 인문·사회과적 공부를 열심히 하다 보면 그 결과가 대학이 될 수도 있고 직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교육에서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수능 점수가 높냐. 낮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자신이 가진 능력을 사회와 함께 공유하고 살 것인가가 아닐까요? 사람의 능력과 개성과 흥미와 조건은 각기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른 것들을 통해서 나눔과 조화와 상생을 이루려는 자세를 기르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 사회자 - 김창수 교장은 국내 최초의 철학 대안학교인 지혜학교 교장을 맡고 있으며 광주전남 녹색연합 상인대표로 환경 생태운동과 평화운동을 펼쳐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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