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광주MBC 라디오칼럼

07시 55분

다시듣기

광주도시철도 2호선 건설에 대하여_김정희 변호사_라디오칼럼_20180117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월 17일 수요일
■ 김정희 변호사

■ 지하철 2호선에 대하여

◆ 김정희 변호사 - 도시철도 1호선이 지난해 400억 넘는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1호선 적자를 해결할 방안으로 광주시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2호선이 건설되면, 그 시너지효과로 1호선 적자폭도 줄어들고 지하철의 수송분담률도 높아져서 광주시 대중교통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장미빛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재조사 결과 2호선 건설 결정당시 수요예측이 부풀려져 있고, 1, 2호선의 시너지도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1호선도 건설 당시에는 하루에 18만여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지금 하루에 5만 명 남짓 이용할 뿐입니다. 당초 수요 예측의 27% 수준에 그치는 정도입니다.
광주시의 장밋빛 전망은 근거가 없다는 것이지요.

2호선은 2조원이 넘는 건설예산이 소요되고, 그 중에서 광주시가 약 8천억 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또 1, 2호선을 합하면 약 1천 300억 원의 운영적자가 예상됩니다. 광주시는 2020년이 되면 1조원이 넘는 빚더미에 앉게 되고, 가용예산이 부족해서 다른 사업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물론 지자체에게 흑자가 나지 않는다고 도시기반 사업을 하지 말라는 주장은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적자가 나더라도 해야겠지요.

그러나 2호선 건설은 1994년에 결정되고 2002에 노선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동안 광주 도시 형태는 달라졌고, 기본계획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호선 계획에는 시청도 버스터미널도 야구장도 월드컵경기장도 송정역도 포함되지 않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합니다.

2호선은, 1호선과 다르게 달랑 두 량의 열차에 승객을 수송하는 형태입니다. 우리가 보아 왔던 대량수송형 열차가 아닙니다.

결정당시와 지금은 교통과 기술 환경이 달라졌습니다. 당시에는 택시, 버스, 지하철 이외에는 대중교통 대안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었지만, 이제 4차산업혁명을 근간으로 하는 자율주행자동차 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트램과 같이 이미 검증된 새로운 대안도 있습니다.

또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면, 광주시는 약 10년 가량은 공사 때문에 교통난은 피할 수 없습니다.

세월호는 우리에게 안전사회의 교훈을 남겼습니다. 2호선 건설이 안정하고 검증된 교통시스템인지 점검해야 합니다. 저심도 공법, 고무바퀴방식이 안전한지, 환경에 해롭지는 않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미래세대를 위해 결정해야 합니다.
지하철 2호선이 건설되면 적어도 백년간 광주교통 시스템을 바꿀 수 없습니다.
광주의 미래세대들에게 쓸모없는 대형 토목공사를 하는 대가로 막대한 빚만 전가하지 않는지 고민해야 합니다.
그 빚으로 우리는 광주의 미래세대에게 맞는 새로운 대중교통 대안을 찾고, 새로운 복지사업을 할 기회를 빼앗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고리원전이 30%정도 건설되었음에도 현장을 멈추고, 원전 건설 여부에 대해서 진지하게 숙의했던 경험했습니다.
다행히도 2호선은 이제 설계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단하고 논의를 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것이 민주주의 입니다.

그 동안 들였던 노력이나 예산 때문에 2호선을 강행하려 한다면 어리석은 일입니다. 합리적 선택을 위해서는 매몰비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 사회자 - 김정희 변호사는 참여자치21 위원장과 공동 대표를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지음의 대표변호사로 올바른 법집행과 인권이 살아있는 도시 광주를 만들기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의견을 남겨주세요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해 주세요.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