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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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업_강용 학사농장 대표_라디오칼럼_20171207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12월 7일 목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친환경 농업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벌써 12월.. 한해를 정리하면서 농업인으로서 올해 가장 가슴 아픈 농업 이야기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습니다.
2017년 농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바로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것과 방목한 친환경 계란에서 DDT가 검출된 사건 일 것입니다.
살충제 계란은 정부나 농가의 인식이 부족했고 이유가 무엇이든지 사람이 뿌려서 검출된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안전한 생산 방법을 만들어 나가면 되지만.
닭을 친환경으로 사육하던 농장 두곳에서 검출된 DDT에 대한 우리 사회의 반응은 다시 한번 깊이 돌이켜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38년전 세계적으로 금지되어 농가가 구할수도 뿌릴수도 없는 DDT가 검출된 사실이 알려지자 마자, 오랜 시간 정직하게 친환경 사육에 전념해온 농가는 스스로도 원인을 모른채 비양심의 대상이 되었고, 계란은 폐기물이 되었으며, 그 귀한 닭들은 전부 살처분 되었고, 결국 농장은 폐원되었습니다..
그와 같은 때 국제 학술지에 우리나라에서 분만한지 1개월된 82명의 산모 중, 81명의 모유에서 DDT가 검출되었다는 기사는, 사실은 더 충격적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쟁점이 되지 않았습니다.
99%의 모유에서 DDT가 검출되었다는 사실보다, 1300여 계란농장 중 불과 2개에서 그것도 기준치의 절반이하의 농도로 검출되었던 것이 더 큰 이슈가 된 것이, 한편으로 이해가 가지 않고 또 농업인으로서 참 마음 아픈 일이었습니다.
2002년 5월 미국 뉴욕타임즈에 우리나라와 비슷한 경우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미국농무부와 소비자연맹이 94,000점의 작물을 표본으로 농약 검사를 한 결과 관행농산물의 73% 유기농산물의 23%에서 농약이 검출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친환경에서 농약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에 우리나라 같으면 비난과 비판이 쏟아졌겠지만 미국의 언론 반응은 우리나라 언론의 보도와는 사뭇 달랐습니다.
농약검출 확률이 더 낮기 때문에 유기농산물 이 더 좋다는 취지의 보도와,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농약에 노출될 확률이 0이 아니라 관행농산물보다 1/3 수준으로, 농약의 농도를 환산해보면 몇십분의 1 수준으로 낮다는 사실만으로도 유기농을 권했습니다..
유기농의 국제 규범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는 “유기농이란 생물 다양성, 생물학적 순환, 토양의 생물학적 활성화를 통해 농업생태계의 건강을 증진, 강화시키는 총체적 관리 체계 이다.”
농약이나 화학비료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작물과 동물에 영향을 미치는 농업생태계를 건강하게 가꾸는 과정이 유기농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의 유기농업은 여러 위험 요소가 상존해 있는 현실을 인정하고, 농약이 있냐 없냐의 결과보다 생산의 과정이 친환경적인지에 대해 인증을 합니다.
미세먼지가 많다고 하늘을 바꾸고 버릴 수 없듯이, 할아버지의 전부터 사용되었던 화학으로 인한 오염을 손자들이 통째로 바꿀 방법은 없겠지만, 지금의 노력이, 우리의 자녀들에게 좀 더 나은 세상을, 시간에 비례 한만큼 물려 줄 수는 있을 것입니다.
검사하면 걸릴 줄 다 아는데 몰래 농약을 뿌리는 우매한 농업인은 거의 없습니다. 검출되면 어디서 왜 인지 원인도 모른체 비양심으로 낙인찍히는 불안감을 안고도, 그래도 친환경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농업인들께 오늘은 박수를 보내주시길 빌어봅니다.

◇ 진행자 - 학사농장 강용 대표였습니다. 강용 대표는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하는 학사농장 유기농 농협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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