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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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주도형 성장 전략_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장_라디오칼럼_20170823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8월 23일 수요일
■ 이흥노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원장

■ 혁신주도형 성장 전략

◆ 기술의 발전으로 급격한 삶의 변화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자율자동차, 의료수술로봇, 민첩하게 점프했다가 안전하게 착지하는 로봇, 빅 데이터 분석으로 수요를 예측하며 다품종 소량생산하는 미래형 공장 등 신기술의 도입으로 고용구조와 산업구조가 변화하는 것입니다.
삶의 변화가 불가피 한 것은 기존 산업구조 하에 존재하는 일자리가 소멸되기 때문입니다. 최첨단 센서로 무장한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을 쉽게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공장에서 단순 반복 형 노동만 하는 게 아니라, 온라인 기사도 작성하고, 법률서비스도 제공하며, 병원에서 암 진단까지도 하는 시대가 온 것 입니다. 방대한 량의 기업동향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실시간으로 우수한 투자결정을 내릴 수 있는 로보 어드바이저의 등장도 놀랍습니다. 지능정보기술을 활용하여 생산성을 제고 할 수 있는 분야가 확산되며, 현재 일자리의 약 70%가 10년 내에 사라진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렇게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은 도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 바람직한 변화의 방향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모든 것이 변화한다고 하면, 나는, 내가 속한 조직은, 나아가 국가는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GIST 미래연구센터에서 연구를 수행 하였습니다. 그리고, “기술 혁신은 좋은 것이다. 계속되어야 한다, 다만 기술혁신의 열매는 나누어야 한다.”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혁신기술이 시장을 주도하게 될 때, 세 가지 종류의 사람이 생겨납니다. 첫째, 혁신을 주도하고 이끌어 낸 혁신주체가 있고, 둘째, 혁신제품 및 서비스의 수혜자가 있습니다. 셋째, 혁신의 대상자가 생겨나게 됩니다. 혁신주체는 많은 경제적 보상을 얻습니다. 그동안 노력한 일에 대한 대가를 돌려받는 것으로,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혁신의 수혜자 역시 적은 비용으로, 이전 보다 높은 수준의 서비스와 재화를 제공받게 됩니다. 다만, 혁신의 대상자에게는, 일자리를 잃는 등 마이너스 요인이 됩니다. 그러나, 생산성 증감 요인을 모두 감안할 때, 증가분이 매우 큰 것이 혁신기술의 특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혁신기술의 수혜를 값싸게 얻게 되므로, 생산성 증대 효과는 장기적으로 더욱 커집니다.
다만 문제는 혁신의 대상이 되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입니다. 미국 등 주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들은 시장에게 맡겨져 왔습니다. 시장경제하의 효율과 경제성만을 중요시한 결과입니다. 직장을 잃고 길거리로 쫓겨나는 사람이 부지기수로 발생합니다.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개인에게 책임이 전가됩니다. 가정경제가 무너지고, 사회 양극화와 불신이 생겨납니다. 잘못 되었습니다. 총 생산성 증가부분이 매우 큰 게 혁신기술입니다. 그런 성과가 혁신대상자에게도 적절한 비중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 사회안정망을 갖추어야 합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목표가 반짝 혁신에 있지 않고, 혁신을 통한 지속성장에 있기 때문입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에게도 가정을 유지할 만큼 충분한 소득이 지급되고, 재교육의 기회가 제공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다음 혁신, 또 다음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역량이 사회 안에서 길러지게 됩니다.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기술혁신은 우리에게 일하는 시간은 단축하게 도와주면서, 사회의 비효율과 비생산적 요소를 제거하도록 돕고, 생산성을 크게 늘릴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제공하는 좋은 소식입니다. 해결 해야 할 일은 “혁신 기술이 나오면, 일자리가 사라지고 삶이 중단 된다”라는 우려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혁신의 그림자에서 생기는 문제를 인식하고, 서로 나누고 협력하는 사회안정망을 구축하는 것 입니다. 그렇게 되었을 때, 적은 시간을 일하면서도 모두가 행복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혁신주도형 성장전략입니다.

◇ 이흥노 원장은 드럼과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면서 젊은이들과 교감하는 광주 과기원의 미래 연구 기획 전문가로 UCLA에서 전자공학분야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미국 휴즈 연구소 전임연구원, 피츠버그대 전임교수를 역임, 현재는 광주과학기술원 연구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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