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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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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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달걀_강용 학사농장 대표_라디오칼럼_20170817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8월 17일 목요일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살충제 달걀

◆ 강용 학사농장 대표 - 여러분 요즘처럼 풍요로운 먹거리의 시대에 참 단순한 질문을 하나 해봅니다. 인간은 왜 먹는 것일까요?
이 단순한 질문의 공통적인 답변은 아마 살기위해서 먹는다고 말할 것 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은 살기위해 먹습니다. 요즘은 너무 풍성한 먹거리들 속에서 먹는 이유를 여러 가지 철학과 오락으로까지 포장 하여 말하기도 하지만, 그 본질과 근본은 인간은 살기위해 먹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왜 먹는지.. 기본적인 본질을 망각하고, 맛과 멋과 돈을 위해 화려함과 먹음직함으로 포장된 많은 음식이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본질보다는 보여지는 것에 더 큰 가치를 지불합니다. 조류독감 때문에 떠들석하던 소란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계란이 문제가 생겼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계란이 참 귀했습니다. 시골에서 닭도 몇 마리 키웠지만 소풍때나 되어야 계란말이를 구경할 수 있었고, 어쩌다 도시락속에 계란후라이 하나 넣어 학교 갈 때면 혹시 친구들에게 뺏기지 않을까 걱정했던 기억도 납니다. 닭들은 여기저기 헤집고 다니면서 짚더미 속에 둥지를 틀고 달걀을 낳기도 하고, 어쩌다 발견하지 못한 계란은 갑자기 병아리가 되어 집 마당을 돌아다니기도 하였습니다. 그래도 계란은 참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그런 계란이 언제부터인지 흔하디 흔하게 우리 식탁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공장에서 공산품을 찍어내는 것처럼 A4한장보다 적은 공장형 닭장안에서, 비용 투입을 최소화하고 생산량을 높이기 위해 밤에도 전기불을 밝히고, 암수가 모래속에서 뛰어 다니지 못하고, 닫힌 공간에서 스물스물 기어오르는 진드기 때문에 농약을 살포하고, 가격을 가장 우선시하며, 우리는 그것을 첨단시설이고 현대화라고도 말해왔습니다. 그렇게 우리식탁에서 흔하디 흔하게 계란을 구경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 그래야 할것인데 암수가 함께 낳은 계란을 굳이 유정란이라고 표현 해야하고, 열심히 뛰어 놀며 약품을 투여하지 않아도 되던 가축들에게 이제는 그렇지 않게 키운것이라며 동물 복지라고. 무항생제라고 표현도 해야 합니다.
맛과 멋을 위해 수많은 화학첨가물과 유전자변형식품의 경고도 무덤덤해지듯이, 계란도 어쩌면 무덤덤하게 지나쳤을 수도 있습니다.
닭 진드기는 규조토나 끈끈이트랩 등으로 완전 방제는 힘들지만 어느정도 방제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농약을 살포하는 것보다 열배쯤 비용이 더 들어간답니다. 금지된 농약을 살포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생산자의 본분은 당연히 지켜야 하지만, 우리들이 지갑을 여는 방향이 먹거리의 방향이고 세상의 방향이 될 것입니다.

◇ 진행자 - 학사농장 강용 대표였습니다. 강용 대표는 농민과 소비자가 함께 하는 학사농장 유기농 농협 협동조합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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