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MBC 라디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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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인_이동순 조선대 자유전공학부 교수_라디오칼럼_20170801

■ 방송시간 월요일 - 금요일 AM 08:53-
■ 기획 윤행석
■ 연출 황동현
■ 작가 박현주
■ 8월 1일 화요일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아름다운 시인

◆ 이동순 조선대학교 자유전공학부 교수 - 시인 오화룡(吳化龍, 1915.3.30∼1972.9.10)을 아시는지요. 모른다면 동인지 시인부락은 들어보셨나요. 그것도 아니라면 서정주는 아시죠. 서정주와 함께 활동했던 시인이라면 어떠신지요. 그래도 잘 모르시겠죠. 그도 그럴 것입니다. 시인 오화룡은 시인부락 동인이라는 것 외에 아무것도 알려진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슬프지만 이것이 한국문단의 현주소이고 대학의 연구풍토라는 것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시인 오화룡은 1915년 3월 30일 함경북도 경성군 경성면 수성동 47번지에서 태어나 동흥중학교를 졸업, 서울에 있는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에 입학했고,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학교)출신들이 주축을 이룬 시동인지 시인부락 동인으로 서정주, 김동리, 함형수, 김광균, 김달진, 오장환, 여상현 등과 함께 활동 하였습니다. 그리고 맥, 백지동인으로 활동하였는데 「해바라기」의 시인 함형수는 그의 고향친구이며, 국경의 밤의 시인 김동환은 형의 친구였습니다. 시인 이용악, 함윤수, 김광섭이 함경북도 경성출신의 시인들입니다. 이 시인들의 시에 “북국적인 황막한 정조가 깃들어져, 차고 깊은 북국적인 호흡이 작품 위에 흐르고 있”
는 것처럼 그의 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후 그는 함경북도 청진사범 등에서 교사로 재직하였습니다.
그는 해방직후 1945년 11월 동인지 민림을 직접 주간하였는데 “해방직후 북한 땅에서 최초로 지방에서 간행한 것이 순수시문학 동인지 민림이다. 그러나 이것이라고 순탄하게 넘어갈 까닭이 없었다. 이듬해, 그러니까 1946년 3월에사 민림은 반동문학이라고 규정하고 독자로부터 강제로 이것을 회수하는 등 별별 공갈을 다 받았으며, 더욱 기분이 나빴던 것은 군중집회가 있을 때마다 큰 사건이나 되는 것처럼 반동문학자로 몰아치는 바람에 나는 그들의 악질적인 사회적 매장을 여지없이 당하고도 동인지 민림으로 내 생사문제가 좌우되던 무서운 풍상을 겪”고 월남하였습니다.
시인 오화룡은 표현의 자유를 위하여 월남하였고 광주에 정착, 광주공고, 광주고, 해남고, 광주여고, 광주일고, 전남여고에서 국어교사로 재직하였습니다. 그는 생전에 시집 한권을 내지 않고 1972년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문학사에서 잊혀지고 말았습니다. 그런 그를 위하여 전남여고는 12월에 유고시집 오화룡시집을 발행하는 아름다운 결행을 했고, 전남여고의 아름다운 결행은, 제가 그의 시와, 그의 삶을 찾을 수 있게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오화룡시인의 작품을 모두 모았더니 시가 105편, 수필이 10편입니다. 오화룡문학전집 발간을 준비하고 있는 지금, 오화룡시인의 가족들, 시인을 기억하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광주가 그를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가 목숨을 걸고 지킨 것이 바로 ‘시’였다는 사실만으로 그는 충분히 아름다운 시인입니다.

◇ 진행자 - 이동순 교수는 조태일의 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저서로는 움직이는 시와 상상력, 광주 전남의 숨은 작가들이 있으며 우리 지역의 문학의 원형을 발굴 복원해 문학적 위상을 널리 알리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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